애플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헤드셋 신제품을 발표하며 이전까지와는 다른 '공간 컴퓨터'로서의 새로운 경험을 내세워 주목된다.

6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모든 혁신적 기술이 집약된 '착용형 공간 컴퓨터'으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애플워치 이후 등장하는 애플의 새로운 범주의 신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7년여 간 1000여명의 개발자가 투입돼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는 마이크로 OLED 기술을 사용한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2300만 픽셀의 최대 4K 환경이 지원된다. 고유의 듀얼 칩 디자인의 자체 '애플 실리콘'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M2의 독립적인 성능과 더불어 새로운 R1 칩은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처리한다. 눈을 한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밀리초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스트리밍한다.

이를 통해 모든 공간을 100피트(약 30미터) 만큼 넓게 느껴지도록 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앱을 통해 주변 공간을 채울 수 있고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크기를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연광에 반응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애플 측은 공간 컴퓨팅을 통해 광범위한 몰입 스펙트럼을 망라하는 타이틀로 새로운 게임 유형이 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하는 크기의 화면에서 100개가 넘는 애플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몰입형 오디오와 게임 컨트롤러도 지원한다.

'비전 프로'는 눈과 손, 그리고 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새로운 입력체계가 도입됐다. 단순히 시선을 고정하거나 움직여 앱을 브라우징할 수 있다. 두 손가락을 맞대어 꼬집듯이 앱을 선택하고, 손목을 위아래로 까닥여 스크롤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기존 수십만 개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 앱의 호환을 통해 보다 커진 앱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비전 프로'를 착용한 사람에게 가까이 가면 눈이 보이는 것처럼 기기가 투명하게 표현되는 '아이사이트' 기능도 지원된다. 착용자 역시 주변 사람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외장배터리를 통해 최대 2시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보다 장시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 전원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 환경에서의 단점으로 부각될 여지가 있다는 평이다.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한화 약 457만원)로 책정됐다. 내년 미국을 시작으로 출시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변수로 꼽고 있다. 앞서 메타가 '퀘스트 프로'를 1499.99 달러로 발표했으나 호응을 얻지 못하고 999.99 달러로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또 메타가 애플의 '비전 프로' 발표에 앞서 새로운 헤드셋 '퀘스트3'를 공개한 것도 주목되고 있다. '퀘스트3'는 올 가을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 499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대안을 제시하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되고 있다.

'비전 프로'는 메타의 신제품과 비교하면 7배 이상 비싼 제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부담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애플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우려를 뒤집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이다.

애플은 아이폰 등 새로운 시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극복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 이 같은 성공을 통해 쌓아온 유저풀이 방대한 만큼 헤드셋 업계에서의 영향력 역시 막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이 외에도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 등과 협력해 확장현실(XR)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것도 주목하고 있다. 메타와 더불어 이 같은 헤드셋 업계의 경쟁 열기가 고"되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