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특집] 개발사와 유저의 경계선이 사라지고 있다
UGC 콘텐츠와 모드(Mods) 창작자들의 노력 속에 유저가 게임을 창작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제는 유저들의 창의성이 공식적으로 게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일부 작품은 게임 그 자체를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안기는 놀이터로 제공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선사한다.특히 게임업체 차원에서 창작자들에게 게임을 마음대로 뜯어보고, 가이드라인 내에서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유저들이 이전보다 훨씬 쉽게 아이디어를 게임 속에서 현실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최근 창작 생태계는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일부 창작자들은 아예 게임업체에서 스카우트를 통해 개발진에 합류하는 등 게임 개발업체와 유저 사이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다. 모더는 이제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게임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파트너로 성장하는 단계다."우리 게임 마음대로 바꿔라" … 허물어지는 경계선게임업체들은 모드 창작자들을 위해 자체 개발 툴 킷(Tool Kit)을 지원하고, 게임 매출과 직결될 수 있는 보안 프로그램을 해제하는 등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크래프톤은 지난해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얼리 액세스로 출시하며 위변조 방지 기술인 '데누보(Denuvo)'를 탑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데누보는 탑재된 게임을 난수 및 암호화해 게임 코드를 분석하는 것을 원천 차단해, 현재 게임업계에서 불법 복제를 차단하는 것에 있어 가장 높은 신뢰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크래프톤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이유는 모드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함이다. 유저들이 게임을 뜯어보고 분석하며 자유롭게 모드를 창작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불법 복제 손해는 감수한 것이다. '심즈' 시리즈 등으로 대표되는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의 경우 게임업체의 업데이트로 지원되는 콘텐츠보다 모드를 통해 끝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생산되는 경우가 많기에 내린 판단이다.그런가 하면 아예 창작자들이 마음 놓고 게임을 수정할 수 있도록 완전한 툴킷을 배포하는 경우도 있다.지난 2023년 출시돼 당해 최고의 게임으로 인정받는 라리안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3'는 초기부터 모더들에게 개발 툴킷을 제공하며 공식적으로 인게임 모드를 개발하도록 독려하고, 모드를 설치하는 데에도 편의성을 높이며 창작자 친화적인 행보를 보였다.이 밖에도 아발란체 소프트웨어의 오픈월드 RPG '호그와트 레거시' 등 최근 출시되는 많은 작품들이 공식 모드 지원을 통해 창작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지금도 수없이 생성되는 새로운 모드와 창작자들의 아이디어 덕분에, 게임의 수명 주기는 거듭 늘어나고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는 경험도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게임업체 중에는 모드를 유저 피드백이 즉각 반영된 베타 테스트 역할로 삼는 경우도 있다. 미처 생각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착안해 공식 인게임 콘텐츠로 채택하는 등, 유저가 개발사와 함께 인게임 세계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취미가 직업이 되는 시대, 모더에서 개발자로모드는 창작자의 개성과 게임 디자인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장소다. 처음 모드 창작을 시작했을 때는 애정을 가진 아마추어였으나, 최근 이들이 점차 숙련되며 프로 개발자로 전업하는 경우도 있다.유명 창작자를 정식 개발자로 채용해 큰 성공을 거둔 예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작 FPS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밸브 코퍼레이션의 '하프라이프'의 모드 콘텐츠에서 시작됐으며, 밸브가 핵심 크리에이터를 직접 개발자로 스카우트해 스탠드 얼론 게임으로 제작한 사례다.흥행작 'PUBG: 배틀그라운드' 역시 보헤미안 인터랙티브의 샌드박스형 FPS 게임 '아르마' 시리즈의 모드인 '배틀로얄'의 개발자인 브랜든 그린을 크래프톤이 영입해 단기간 개발 끝에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최근에는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가 자사의 '폴아웃4'를 기반으로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모드인 '폴아웃: 런던'의 핵심 개발진을 정직원으로 채용해 팬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덕분에 모드 제작 커뮤니티가 신규 개발자의 사관학교이자 포트폴리오로 활약하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또 단순 개인을 넘어 기업화된 모드 제작팀이 등장하며 창작물에 꾸준히 사후 지원을 이어가는 등, 이제 모드와 UGC 콘텐츠는 취미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202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