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라인업의 과금모델(BM) 강도를 낮추는 승부수를 던졌다. 향후 이 회사의 성장 전망 및 행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W’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도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경험치 획득률, 아데나 획득률, 비각인 아이템 획득 효과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레벨이 높을수록 사용되는 유료 재화양이 많아져 유저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주요 BM을 신작에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이 회사의 BM 부담감 낮추기는 신작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기존 주요작품인 ‘리니지M’ ‘리니지2M’ 등에서도 아인하사드 시스템을 전면 개편키로 했다고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엔씨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이 회사가 론칭한 ‘블레이드&소울2’가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제시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강도 높은 BM 및 전작들과 큰 변화가 없는 게임성이 유저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차기작 전망 등에 있어서도 기대감이 낮아졌다.

엔씨소프트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게재된 지역별 매출 구성 일부. 기존에는 국내에 매출이 집중돼 있었으나 향후 해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씨가 지적됐던 문제 중 하나인 과금 부담감을 완화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과금모델 부담감 완화가 단순히 아이템 하나를 덜 파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존 라인업 및 신작의 수익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글로벌 공략 행보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것. 국내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이를 충당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리니지W’의 경우 내달 4일 국내를 포함한 대만, 일본, 러시아 등 총 13개국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에는 북미, 유럽, 남미 등으로도 출시 지역을 늘린다. ‘리니지2M’ 역시 지난달 29일 글로벌 29개국 사전예약을 시작하며 해외 시장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통해 엔씨의 매출구성 등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분기 기준 이 회사의 한국 매출은 35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 중 66%에 해당하는 수치다. 넷마블 등 다른 업체들이 해외매출 70% 비중을 보이는 것과 크게 대"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수치가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 행보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향후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작품 및 마케팅 등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다만 일부에선 ‘리니지’의 인지도가 한국을 포함해 일본, 대만, 러시아 등에선 높은 편이지만 그 외 지역에선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다소 유보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우선 BM을 획기적으로 수정한 만큼 ‘리니지W’의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는 기존작들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으며 낮아진 ARPU 속에서 큰 폭의 흥행을 기록하려면 유저 수가 압도적 수준으로 나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리니지W’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높게 봤으나 ‘블소2’의 아쉬운 성적을 이유로 주가를 16.1% 하향 "정했다.

이 회사의 주가 변동은 긍정적인 모습이다. 발표 당일(9월 30일) 5.05% 오름세를 보인 것. 다음날인 1일 1.33% 떨어졌으나 전날 상승폭을 감안하면 큰 수치는 아니라는 평가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