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재단과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등이 합심해 예비 게임인들이 작품을 실제 론칭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모전을 실시한다. 또 예비게임인의 궁금증을 풀어낼 '토크 콘서트'도 함께 열려 눈길을 끌었다.

게임인재단(이사장 조계현)과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회장 전명진)은 17일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에서 게임인 토크 콘서트: 2016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 발대식을 갖고 학생들을 비롯한 예비 게임인들을 위한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학생들이 마켓 론칭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2016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 사업을 설명하는 1부로 시작됐다. 또 이원술 로이게임즈 대표, 윤용기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박영목 인챈트 인터랙티브 대표, 서동우 엑스엘게임즈 본부장 등 4인과 패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2부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1부 발표를 맡은 전명진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회장은 최근 중소 개발 업체 및 퍼블리셔가 침체되며 신입에 대한 수요가 축소되고 경력 위주로 채용이 이뤄져 학생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됐다며 이는 곧 창의성을 펼치거나 도전의 기회가 상실돼 새로운 동력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은 바로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게 됐다. 특히 작품 론칭을 완료하는 것은 굉장히 큰 역량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는 것.

또 당초 주최 측 계획과 달리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 및 원스토어가 합류하며 공모전 규모가 크게 확대되기 시작했다.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의 개발 공간, 원스토어 마켓의 별도 메뉴 입점, 코리아 MCN의 영상 제작 등 작품 개발 단계부터 론칭 이후까지 지원하게 됐다.

공모전은 사전에 가능성 있는 10개 팀을 선발한 뒤 6주간 추가 개발 결과를 통해 최종 심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앞서 소개한 지원 외에도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 정욱 넵튠 대표, 이종하 디디디게임 대표 등 10명이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멘토링을 실시하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 프로젝트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부에서는 현장에서 자유롭게 질문을 받아 이원술 로이게임즈 대표 등 4인이 답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기획, 그래픽, 사업, 프로그래밍 및 운영 등 각각의 전문분야뿐만 아니라 게임 업계 전반에 대한 시각과 전망을 공유하는 시간이 됐다.

사진=왼쪽부터 이원술 로이게임즈 대표, 박영목 인챈트 인터랙티브 대표, 서동우 엑스엘게임즈 본부장, 윤용기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전명진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회장.

<일문일답>

- 게임 일러스트 등의 직군을 지향하다보면 상업적 성과를 거둔 창작자나 작품을 모방하게 된다는 고민이 있다. 이에 대해 조언한다면.
윤용기 대표 93년부터 디자이너로서 일을 해왔는데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에도 유명 작품이나 서적들을 참고하며 공부해왔다. 완전히 새로운 걸 도전하기보다는 원하는 스타일을 따라가며 멈추지 않고 연습하면 본인의 것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업 PM이나 마케팅 직군 희망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박영목 대표 질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해 충분히 답변이 될지 모르겠다. 사업부는 결국 회사 경영까지 가기 때문에 전반적인 경영학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게 좋을 것 같다. 게임 업체 대다수가 해외에서 절반가량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마케팅 업무를 희망하면 언어 능력을 특히 권장하고 싶다. 그러나 신입으로 입사하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때문에 벤처나 소규모 업체에서 경험을 쌓다 큰 회사로 발탁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밟아갔으면 한다.

- 주변에서는 취업 이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기를 권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원술 대표 둘 다 장단점이 있다. 괜찮은 멤버들이 있다면 창업을 먼저 해보는 것도 좋다. 앞서 말했듯이 신입이 회사에 들어가기 쉽지 않다. 때문에 어떤 작은 회사라도 결과물을 하나라도 냈었다면 큰 경력으로 인정받아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박영목 대표 세상은 무서운 곳이기 때문에 함부로 창업하면 안 된다고 청년들에게 말하고 있다. 대학을 나와도 학비를 갚느라 쩔쩔 매는 게 현실이다. 청년들이 너무 힘들게 사는 것을 원하진 않는다. 다만,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사업 목표가 확고하고 금전적 문제없이 함께할 멤버 등이 준비됐을 때 도전하라는 것이다.

- 게임 출시 후 마케팅이 중요한데. 학생이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 있는지.
박 대표 돈 안 들이고 소문내는 방법은 우리도 찾고 있다. 학생 입장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작품을 알리는 것은 쉽지 않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공모전이나 행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최우선이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끼리 모여 SNS를 통해 홍보하는 게 입소문을 탈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 슬럼프가 찾아오면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윤 대표 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 대부분 운동으로 풀고 있다.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땀을 흘리는 편이다.
서동우 본부장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주변에서는 슬럼프가 풀리지 않아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박 대표 슬펌프는 자기가 만드는 것 같다. 혼자 있으면 안 된다.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이 대표 자기 자신이 슬럼프를 만든다는 말에 동의한다. 때문에 더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고 한다. 이전보다 일찍 일어나 출근 시간을 맞추려고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려고 한다. 슬럼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 게임 개발하면서 가장 즐겁거나 성취감을 느꼈던 때가 언제였는지.
이 대표 유저들이 만족하며 즐거워 할 때다. 대부분 개발자들이 그런 기쁨 때문에 계속 개발할 수 있는 것 같다.
박 대표 전철을 탔을 때, 주변에서 게임을 많이 하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 또 하룻밤 자고 났을 때나 하루하루 유저 반응을 느끼는 것도 기쁘다.
서동우 본부장 서비스 이전부터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정신이 없는 편이다. 출시 이후에도 게임이 잘 되기 시작하면 해커들이 공격을 하기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이 같은 문제들을 헤쳐 나가고 안정화가 됐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윤 대표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있을 때 아이온이 일등하거나 다음 직장에서 아키에이지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통해 그래픽 기술뿐만 아니라 게임성을 인정받았을 때 너무 기뻤다. 또 미국에서 개발했던 패러사이트 이브 때문에 게임 업계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하는 개발자를 만났을 때 보람을 느꼈다. 이밖에 최근 히트가 흥행하고 있어 기쁘다.
박 대표 크라이텍 지사장을 하고 있을 때 아이온이 흥행함에 따라 중국에서 크라이 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었던 것도 생각난다.

- 기획자 지망 학생인데 어떤 것을 포트폴리오로 보여줘야 하는지, 면접에서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 대표 우리 회사를 기준으로 설명한다면 기획자는 기본적으로 분석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게임에 대한 역기획성과 이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를 많이 보는 편이다. 또 기획자는 다른 파트 사람들을 이해시켜야하기 때문에 누가 봐도 한눈에 들어올 수 있는 문서 정리 능력도 중요하다. 같은 이유로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져 사람을 설득시키기 어려워 보일 경우 배제하는 편이다. 물론 기획의 참신함도 필요하다.

- 현재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VR 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 현재 PS4를 통해 선보일 화이트데이 VR을 개발 중이지만 사실, VR 시장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VR게임이 하나의 새로운 축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모든 게임이 대체될 것이라 보진 않는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발전하며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한 한축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에는 동감한다. 때문에 미래에 투자하며 작품을 개발 중이다.
윤 대표 일찌감치 시장을 예측하고 작년부터 교감형 콘텐츠 프로젝트 M을 준비 중이다. 이달 말 10분 정도 플레이 가능한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내달 지스타에서 새로운 버전을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VR 시장이 어떻게 발전할 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당연히 게임이나 콘텐츠 시장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