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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콘텐츠의수명은?

작성자
관련사이트 게임한국
작성일
2006-06-26

개발자는 게임 내 놀거리,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게이머는 콘텐츠를 정복해나간다. 이 둘의 관계는 언제나 먹고 먹히는 관계로, 콘텐츠 정복속도가 현격히 빨라서 모든 개발자에게 고민거리로 남겨져 있다. 게임 콘텐츠의 수명이 중요한 것은 게임의 수입 즉 매출과 직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를 등한시한 게임 혹은 개발자는 예외없이 고배를 맛봐야만 했다. 실제로 국내 빅3라는 별칭으로 게이머들을 한껏 기대하게 만들었던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 썬온라인은 이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제라는 스타 개발자들이 나서서 상상을 초월하는 시간과 제작비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PC방 점유율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뒤늦게 오픈한 썬 온라인 역시 현재 오픈 베타 테스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안심할 수준의 점유율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버그? 지금까지 나온 모든 온라인 게임 가운데 버그가 없었던 게임은 단 하나도 없다. 독창적인 기획?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온라인 게임으로는 최초(콘솔에서는 20여 년전부터 있었지만)로 MCC시스템을 선보였지만 어쨌든 흥행에 참패했다. 마케팅? 빅3 중 두 개가 수십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소진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버그없는 게임, 독창적인 기획, 시기적절한 마케팅 모두 게임을 성공시키는데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품성 즉 바로 게임 내 콘텐츠의 수명이다. 이는 단순히 얼마나 오랫 동안 즐길 수 있는가뿐 아니라 매번 새로움을 줄 수 있는가(지겨운 반복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는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한달만에 질려버리고 끝나버린다면 장사 다한 것 아닌가. 얼마전 WOW 공식 홈페이지의 몬스터 해부학에 올라온 글이 하나 있다. 낙스라마스라는 인스턴스 던전(이하 인던)에 등장하는 몬스터 얘기인데, 공격대가 임의로 두 무리로 나뉘어야 하며, 심지어는 두 네임드 몬스터에 의해 반대쪽 무리로 날려져서 파티의 구성이 송두리째 바뀌기도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지 잡기 어려운 몬스터가 아니다. 매번 새로운 구성으로 즉흥적인 대응법을 창출해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정 상황에 즉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은 콘텐츠의 수명연장과 직결된다. 와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게임)의 시스템 특성상 인던은 수십 수백 번을 가야하는데, 매번 같은 방법으로만 진행을 해야한다면 콘텐츠는 단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즉흥적인 대응법은 매번 새로운 파티구성과 그에 따른 서로 다른 공략법을 모색해야 하므로 콘텐츠의 수명이 자연스럽게 연장된다. 여기에 더해 커뮤니티가 더욱 활성화되는 효과까지 생긴다.



실제, 낙스라마스가 업데이트된 이후 와우저간의 토의가 활성화되었고, 공개창에 진행과정(파티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이쯤되면 콘텐츠의 개발에 있어서 어디에 초점을 둬야하는지 답안은 나왔다. 판박이처럼 반복되는 것이 아닌 매번 새로움을 줄 수 있는 형태가 되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콘텐츠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콘텐츠 그 자체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콘텐츠의 수명을 수백분의 일 이하로 줄여버리는데 게임내 이벤트가 한몫 단단히 한다. 실제 빅3를 살펴보면 콘텐츠 자체의 수명은 결코 짧아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축적성 아이템 이벤트와 경험치 향상 이벤트가 게임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PM이 단시간에 많은 게이머를 접속시키기 위해 제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이템과 빠른 경험치 획득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쉬운만큼 그 피해는 막대하다. 기획자가 생각한 콘텐츠 정복시간을 수백분의 일로 줄여버리는 행위이니, 초반의 신규 게이머 유치에는 효과적이지만 게임의 상품성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초반에 게이머를 잘 모았으나 게임이 안좋아서 흥행에 실패한 것이라는 변명으로 콘텐츠 수명 단축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을 뿐 진지한 고찰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점 가운데 하나다. 콘텐츠의 개발에 있어서 개발자는 단순히 시간 연장이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즐거움을 연장시킬 것인가와 매번 얼마만큼의 신선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PM 역시 제살 깎아먹기식 이벤트 보다는 게임의 상품성을 높이는 이벤트를 고심해야만 할 것이다.
게임한국 최승훈기자 (mugt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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