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빅작 출시 공백이 길어지면서 외국 게임들이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톱 10에 이름을 올린 외국 게임은 총 5개작이었다. 2위 'WOS: 화이트 아웃 서바이벌'을 필두로, 3위 '로블록스', 5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 등 최상위권 곳곳에 포진했다.
지난 4월에는 구글 매출 톱 10에 한국 게임이 6개작이 랭크되는 등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외국 게임의 비중이 다시 늘어나며 팽팽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출 1위 자리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차지하고 있으나, 2~3위에는 모두 외국 게임이 포진하는 등 겹포위한 상태다.
이는 무엇보다 무게감을 주는 화제작 공백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3월에는 넷마블의 'RF 온라인 넥스트'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 위메이드의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굵직한 대작들이 쏟아지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후 2개월 가량 차기작 공백이 드러나면서, 외국게임에 시장 추월을 허용한 것이다. 또한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이 오히려 외국 게임의 약진의 기회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 게임의 점유율 회복 기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 업체의 대작 게임이 출시되면 비중이 떨어지긴 하지만, 금세 다시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1년 단위로 이를 살펴보면 구글 매출 톱 10에 한국 게임 비중이 높은 날보다, 외국 게임 강세의 날이 더 많았다.
이는 특정 장르에 함몰된 한국 게임들에 반해, 외국 게임들은 다양한 장르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틈새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며 세를 넓혀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 게임업체들이 핵심작 장르의 변화를 꾀하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달 중순부터 넷마블이 상황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은 15일 '세븐나이츠 리버스' 21일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등을 차례로 론칭한다. 두 작품간 장르 및 타깃으로 여기는 소구점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유저 분산 우려는 없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달을 기점으로 넷마블이 구글 매출 톱 10에 복수의 게임을 올리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가 그같은 순간을 잡긴 했으나, 현재는 이탈한 상태다. 넷마블이 지난 2~3월, 연이은 흥행에 성공하며 바람을 일으켜 왔는데, 이달에도 이같은 여세를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강세를 보인 기간보다, 외국 게임이 바람을 주도한 날들이 더 많았다"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중요하지만 내수 시장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