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DRH(Death Row Hero)_02
- 작성자
- JJayPack
- 작성일
- 2021-11-01
- 조회수
- 545
- 좋아요 수
- 0
면접은 볼때마다 말로 푸는 퍼즐같군
재미져… 아주 게임같어…
물론 내 입은 뇌보다 빨라서 … 뇌를 안거치고 대답해버렸고…
아이고, 뇌 말 좀 들어주라 입 친구야.
집에 와서야 좀 더 기회의 문이 열리는 해답 같은 답변이 떠오름….!
다음에 비슷한 질문 받으면 써먹어야지 ㅠ 별수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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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바다도시의 밤.
그 연안을 도는 커다란 파티선, 밀키웨이의 수위트룸.
넘실거리는 바다가 넘칠듯한 욕조 맞은 편의 커다란 창으로 보여졌다.
욕실에선 와인과 향초의 향이 어우러졌고,
거기에 향긋한 여인의 살갗 내음도 어렴풋이 흘러드는 듯 했다.
그녀의 하얗게 탈색한 머리는 향초의 빛도, 바다에 부셔지는 별빛도, 바다 넘어 도시의 화려한 불빛도
모두 흡수하듯 받아들였다.
그녀의 갈색 피부는,
그 모든 빛을 별가루처럼 부셔버려
그 피부 위에서만 반짝이도록 매끄럽게 반사시켰고…
초.
외자 이름의 갈색 피부를 지닌
향기롭고
신비한
위험한 여자.
이 초.
매끄러운 곡선의 어깨를 타고 하얗게 번져내려간 백반증 부위는
그 신비로움과 야릇한 위험성을 증폭시킨다.
유전자 편집의 부작용인지, 유독 한나민 박사가 만들었다던 친구들에게는 성가신 병들이 있다.
어릴 땐, 그녀는 목과 얼굴에도 백반증의 하얀 반점들이 있었다.
백반증 병변 부위는 머리카락에도 색소가 없어서 하얀색으로 자라난다.
평소에 본 그녀의 모습은 백반증 흔적이 이식시술로 지워져있어 그는 잊고 있었다.
킬러들의 정보 교류처이자 안식처인 프라이벗한 바를 운영하기도 하는
폭발물, 화약, 독… 등 화학물 전문 스파이.
마녀같이 매혹적인 그녀였다.
라벤더 향 거품 가득한 욕조 안에서
선상 밤의 창가를 바라보고 있는 이 초의 나신은
현실에 속하지 않은
판타지 영화나 게임에나 나올 법한 신비감을 자아냈다.
“뭐해… 들어오라니까. 그렇게 쳐다만 보고 있을 거야?”
느릿한 말투마저 몽환적으로 들렸다.
“좀 헷갈리는 데…, 네가 나한테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이 초는 파티선에서 보이는 밤바다 도시 풍경에 취했는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와인을 어느새 반병이나 비운 모양이었다.
“그냥… 기분이 좋아서… 왜, 싫어?”
욕조 옆에 놓여진 와인잔은 두잔인데, 그녀답지 않게 한잔만 채운다.
.
.
.
이 초, 그녀는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세계 연합 정부.
우리들은 연정이라고 부른다.
표면적으로는 세계연합 준비 정부라고 쓸 데없는 단어를 덧붙여놨다.
우리의 희생들…
희생을 모르는 걸까. 잊어버린 걸까.
다가올 평화의 시대에 가득 기대감을 품은 행복한 사람들.
미래라는 눈부신 빛을 맞이하느라 자기들 뒤의 긴 그림자는 보지 못했다.
이미 일어난 두 곳의 테러. 아니, 그가 한짓까지 모두 넷.
자신이 사는 곳도 테러 예고지에 들어있다는 것은 까마득하게 모르는 불쌍하고도, 아둔한 사람들…
하지만 그녀는 사실,
모두를 깊이 이해하고 아프게 공감한다.
연정도, 통합된 세계의 시민들도,
그녀와 만나기만 하면 놀리거나 싸워대던 김 한수를 포함해서
함께 자라다시피한 친구들도
유전자 연구실에서 만들어지고 인공자궁에서 태어난 우리 형제 자매들도
최 무경. 그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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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보이는 청우시는 예전 그대로이다. 너저분한 꼴 그대로… 뭐가 다 정리됐다는 거였는지.
불법 개조된 차량들이 여러층의 고가도로를 바쁘게 지나다녔다.
커다란 전차가 지나가면 불쾌한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고가 철도도,
여기저기 전력, 인터넷망을 훔쳐쓰기 위해 어설프게 설치된 케이블들 마저도…
이전 그대로인 듯 보였다.
사실 모르겠다. 청우시의 본 모습은 밤에 드러나니까.
철컥.
연정의 정안국에서 개조된 검은색 SUV는 코너를 돌 때마다 한박자씩 늦게 뭔가 무거운 소리를 냈다.
“...나더러, 애새끼 잡아오라고…?”
침묵을 깬건 최무경이었다.
“아니, 애새끼라뇨, 형. 이름 ‘양 찬우’ 세글자랑 보스 아들이라는 거밖에 알려진게 없는데…. 이번 동선도 겨우 잡은 거고… 대략 나랑 비슷하겠고만.”
검은 제복을 입었어도 여전히 깐죽거리는 투로 말하는 이지호는 여전히 마음에 안든다.
아들?
[ 경검도 그렇게 손 놓아버렸던, 무법도시 청우시…. 이거 처리한 실세가 보스 양기영이 아니고 그 딸이야.]
밝은색으로 탈색한 머리카락을 어두운 애쉬 푸른 계열 가발로 꼼꼼히 덮으며, 그녀가 말했었다.
[뭐, 좀 안정됐다 싶으니… 그동안 외면 했던 높으신 분들이…. 이 어린 여자애랑 만나고 싶어서 그렇게 안달이 나신 거군? ]
[양 찬우…. 남자 이름인데, 여자네?]
[어휴… 그 청우시 관련한거는 다 블랙급 기밀인데, 군바리 있는데서 이야기 하기 있냐?]
그녀가 화장대에 놓아둔 스크린 속에서 진 빈이 자기 미간을 쓸었고, 그녀는 장난스럽지만 나지막히 웃었다.
언제나 그렇듯….
[어, 니가 올린 조직도 잘 봤다?]
[양심 좀 있어봐라, 새끼야. 군기밀은 1도 안줘]
그리고 그녀 이름도 떠올랐다.
레이.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수갑이 채워진 손을 움직이지는 않았다.
“아들이라고?”
“아니, 형. 내가 언제? 딸이라고 딸. 보스 딸”
망할 스파이 애새끼….
무슨 장난질인지.
목적지에 도달한 이지호는 차를 멈추고, 최무경에게 열쇠를 건냈다.
최무경은 이지호를 어이없게 쳐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수갑을 풀었다.
“형, 그런데 말이야... 기밀 공유 받은 거 맞는거 같네. 누가, 왜, 어디까지?”
이 지호. 아카데미 4기.
“많이 허술해지셨네. 대령님. 약 때문인가?”
그 뺀질대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난 궁금한게 많아, 형. … 그 팀은…. 아무리 봐도 당신을 죽이려고 모인 팀인데…. 왜,... 이랑 누님이 죽었어…? 도대체 왜 …. 그런 꼴로...”
쾅.
나도 그게 ㅈ같이 궁금하거든.
“아니... 왜 내 차는 부수려고 그런데, 형 “
최무경은 별 말 없이 인상만 잔뜩 쓴채, 길에 새워져 있는 바이크 해킹을 시도했다.
해킹 툴이 깔린 기기를 NFC 리드기에 가져다 대고 맞춰지는 암호의 범위만 줄여주면 된다.
“뭐야, 형이 만들었어? 하긴 1기 중에서 코딩도 탑이었다며,.... 셋이”
방금 전 앞 건물에서 나온 검은 세단에 타고 있던 여자.
언젠가 사진으로 봤던 엣된 얼굴과 그에 맞지않는 과도하게 차가운 인상.
양찬우였다.
“형!! 총 안 필요함여? 지원 가능한데?!”
바이크는 시동이 걸렸고 이지호가 뒤에서 뭐라고 떠들던 말던, 양찬우가 타고 간 세단을 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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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보입니까? 스트리트 바이크 한 대가 보스 차량 따라갑니다. 우리 공장 쪽에서 나왔습니다. 우리 물건 노리는 걸까요? ]
양찬우는 귀 속 통신기에서 말에, 뒤를 힐끔 거렸다.
“....모르겠어, 덴. 처음 보는 얼굴이야.... 레드 마스크 쪽 일까?“
[...흠, 저 새끼 뒷목에 뭐 이상한 거를 잔뜩 박아놨는데요. ]
“이상한 거라니, 번트 세인트 문신은 아니고?”
세단을 운전하던 린은 ‘번트 세인트’라는 말에 흡하고 숨을 삼켰다. 물론 린에게도 통신기가 있다.
[...문신은 아닙니다. 푸른색 발광소자입니다. ]
무슨 목 뒤에 반짝이를 왜 달아. 또 별 미친놈이랑 엮이는 구나.
레드 마스크가 2번의 테러에 진원회 제조 폭탄의 모조품을 사용했다.
‘왜, 하필이면? 진원회에 원하는 게 있나? 협상 테이블로라도 부르는 건지?‘
공식 채널에서는 테러범은 잡았으며, 사상자가 많아 사형이 구형될 거라고 했다.
양찬우는 연정에서 발표하지 않은 두개의 테러를 더 알고 있다.
테러범이라면 레드 마스크가 모두 잡힌건지? 변조를 했지만 한 두명의 목소리가 아니던데...
항상 머리 아픈 일들은 한꺼번에 몰려온다.
“린, 덴, 일단 따돌려보자. 적당히 도와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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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버전으로 다시 쓰는 것도 오래걸리는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