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를 해보겠다라고 맘먹을때랑 지금이랑 많이 다르죠?
이게 참 정답이 없는 부분이라 그렇습니다.
저는 자타공인 고리타분한 기획팀장 겸 PD인데 한마디만 드릴께요.


1. 본인이 쓴 기획 포폴로 프로그래머가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부터 생각해보세요.

구현이 가능한지 문제가 아니에요. 구현은 뭐든 가능해요. 시간만 있다면요.
기획자의 주 업무는 "무엇을 만들면 되요"가 아니고
"무엇을 어떻게 만들면 되요."에 대해 논리적으로
"작업 지시서"를 만들어 주는거니까요.
그렇다고 기능 개발에 몇달씩 걸릴만한거 쓰면 안되는건 기본인거 아시죠?


2. 컨셉기획서 같은거 포폴로 쓰지 마세요.

실무 기획자는 웬만하면 컨셉 잡을일 없어요. 작성할 일도 잘 없고요.
팀장급, PD급, 임원급 되어야 그때 생각할 수 있는거에요.
그전까지는 혹시나 컨셉기획서를 작성하더라도 누군가가 결정한 내용을 보기좋게 작성하는 것 뿐이에요.
혹시나,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건 나중에 님이 직접 만들 수 있을 때 쓰세요.
그 좋은 아이디어를 왜 회사에 갖다 바칩니까?
그리고 여러분이 쓰신 컨셉기획서로 여러분의 역량을 알아볼 수 있는건 전혀 없어요.
PPT는 프리젠테이션 능력이 중요하지 작성능력이 중요한건 아니거든요.


3. MS WORD 무시하지 마세요.

사실상 워드 사용이 실무에서 적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기획자에게 기본 중에 기본이에요. 일부 회사는 워드로만 포폴을 받기도 하죠.
특히 저같이 고리타분한 메인급 기획자는 워드를 가장 중점적으로 봐요.
기획자가 어찌보면 문서쟁이일 뿐인데 문서쟁이가 문서를 잘 못쓰면 안되죠.
최소한 본인 서식 하나정도는 만들어 놓고 모든 문서를 그 틀에 맞춰서 쓰는 정도는 하세요.
워드 기능중 가장 중요한 "스타일"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면 좋고요.
PPT는 프리젠테이션 도구이지 문서도구가 아니에요.
UI 기획이나 그런부분에선 강점이 있으니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일반 문서 작성할때는 워드 사용하세요.
그리고 제발 문서에 굴림체좀 쓰지 마세요.(!!!!!!!!!)
10년전 기획서 갖고와서 강의할때 쓰는 저보다 더 고리짝 퇴물 기획선생한테 배운거 티나요.


너만 그런거 아니냐? 왜 이런 글을 쓰냐고 뭐라고 하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근데 알고 계시겠죠? 님 이력서를 보는 대부분의 회사의 팀장 또는 PD들은
업계에서 10년이상 굴러서 저처럼 고인물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분들도 어릴 땐 안그랬겠지만 룰을 잘 지키는 평범한 사람을 좋아해요.

본인 포폴 한번 들여다보시고 진지하게 한번씩만 더 생각해주세요.
회사가 크지 않아 연봉은 맥스 3천정도 밖에 못주지만
어쨌든 신입 기획자 하나 뽑으려고 계속 알아보는데 참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