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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작성자
NV_20930***
작성일
2018-04-30
조회수
3506
좋아요 수
2
안녕하세요. 작년 이맘때쯤에도 글을 작성했었는데, 약 일년만에 다시 글을 씁니다. 1년전엔 원화가란 직업에 막 도전했을 시기였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를 하는게 맞는건지 란 질문으로 글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제가 원화가란 직업을 알게 되면서 준비해온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제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작성해요. 아마 공감가는 분도 있고 공감가지 않는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또 어떤 분은 절 실패자라고 할 지 모르죠. 그런 제가 이런 글을 쓰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고 위안을 얻고 가시라고 글을 씁니다.

저는 아마 준비를 해도 취업문을 뚫진 못할 듯 합니다. 지금 실력으로는 말이죠. 이제 본격적으로 준비한지 1년이란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노력한다고 이것 저것 공부도 해보고 했지만,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한개의 캐릭터를 그린다는건 정말로 많은 지식을 요구한다는것을 최근들어 더 심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학원에 처음 가서 상담을 받으면 1년만에 취업한 친구들을 보여주면서 너도 노력하면 될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면서 교묘하게 1년을 등록하라고 하죠.
(물론 모든 학원이 이럴거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좋은 학원도 있을거고 제가 지금 다니는 학원보다 더 개차반인 학원도 있겠죠. 다만 저는 주변에 많은 학원을 알아봤지만 전부 같은 반응을 보였기에 제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작성합니다.)
1년을 등록하면 가장 기본적인 소묘를 시킵니다. 이렇게 기본을 모른 상태로 공부를 하다 보면 2~3개월이 지나가요. 그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그립니다. 그 전에도 캐릭터를 그리고는 있지만, 제 경우엔 2달이 넘어서면서 타블렛이란 도구가 적응이 되기 시작하더라구요. 이렇게 적응된 도구를 가지고 그림을 그립니다. 한달 두달 세달. 본인의 노력에 따라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풍에 따라 공부방향은 서로 다르겠지만 ,그래도 각자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죠. 이렇게 공부를 하다 하다 보면 실력이 오릅니다. 반년쯤 지나서 학원을 처음 왔을때의 그림과 지금의 그림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납니다. 이제 속으로 감탄을 하죠. '와 진짜 많이 늘었다.'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렇게 많이 늘었는데 반년 뒤엔 또 더 늘어 있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열심히 그림공부를 합니다. 근데 그림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분명 게임에서 쓸만한 캐릭터를 그리는게 쉬워보이는데 , 의상적 디자인이나, 캐릭터의 성격, 혹은 인체 디폼과 메시를 잡는 부분이 잘 되지 않아요. 포토샵은 수정이 쉽다보니 초안의 스케치와 다른 그림이 결과물로 튀어나올때도 있습니다. 이때부터 슬슬 머리가 아파집니다. 다른 작가의 그림과 비교해보면 제 그림은 정말 답도 없다는게 느껴집니다. 학원에선 1년만에 취업이 된다고 했는데, 남은 시간은 반년인데 아무리 봐도 힘들 듯 합니다. 그래서 더 노력합니다. 하루에 1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그림을 그리며 손목은 아파오고 눈 시력은 급격히 나빠져도, 꿈을 위한 노력이라 생각하면서 미친듯이 컴퓨터 앞에 앉아 타블렛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납니다. 몇개월이 지나 또 6개월 전 그림을 보면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걸 깨닫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란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늘어봐야 제 실력에서 어느정도 늘었단 것이지 아직 갈길은 한참이란걸 느낍니다. 이제 어느정도 학원을 다녔기에 주변에서도 이력서를 작성해서 기업에 넣기 시작합니다.

합격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고 전부 다 떨어집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ui로 합격하는 친구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림을 아무리 잘 그려도 원화 신입으로 불러주는 회사는 같은 포트폴리오 레벨의 ui보다 연봉이 낮습니다. (제 주변이야기지 모든 회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원화가를 포기하고 ui로 취업하는 친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마저도 안되는 친구들은 취업을 포기합니다. 제가 학원을 다니면서 거의 1년 2개월의 시간이 지났고, 저보다 학원을 빨리 수강하던 친구들은 1년 6개월 혹은 2년이란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그런데 그 중 원화가로 취업한 친구들은 정말 손에 꼽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취업한 친구들은 하나같이 전부 어느정도 그림과 밀접한 관계에 있던 친구들이었습니다. 애니고를 나왔다거나 미대를 나왔다던가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 그림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학원을 가서 포폴이 완성되어 취업한 경우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나이가 꽤 많을 때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곧 30이 되는 나이에 그림에 쓴 시간이 헛되다고는 생각지 않으나 과연 이렇게 학원을 다녀서 준비를 한 것이 원화가를 위한 최선의 루트였을까? 란 생각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학원에서 얻는 것보다 기본 소묘를 하며 얻는 것이 더 컸으며 유튜브로 영상을 보는것이 제 그림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만약 원화갈란 직업을 하고 싶은데 그림에 대한 기본 이해가 전혀 없는 분의 경우는 절대 1년동안 학원에서 열심히 준비해도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하고싶어서였습니다. 제가 천재가 아니어서 1년만에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할 지 모릅니다. 다만 낭중지추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크게 될 듯한 떡잎이었다면 이미 그 모습이 보입니다. 학원을 가지 않아도 그 재능은 꽃 피울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준비를 한다고 했을 경우 최소 2년은 바라보고 준비를 해야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열정이 있고 노력만 하면 다 된다고 하지만, 노력의 방향에 따라 들이는 시간과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저는 그걸 몰랐기에 제 시간과 돈을 낭비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타블렛과 포토샵을 한번도 만진 적 없는 분들은 한 두달 정도 학원을 다니면서 기능만 익혀 혼자 준비하는게 돈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제가 너무 제 경험에 의한 일방적인 주장을 한 듯해서 글이 보기 좋진 않은 듯 합니다. 다만 저와 제 주변의 경우를 한번 참고해서 본인의 실력에 따라 원화가를 준비하는 기간이 어느정도 될지 미리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취준생 분들 전부 좋은 소식 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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