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준비를 하는 취준생의 넋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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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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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원화를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그림공부를 하다가 막막해져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너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불편하시다면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어릴 때부터 예술 쪽으로 가려고 준비를 하다가, 부모님의 심한 반대로 인해 결국 꿈을 접고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학과 전공에 가서 국시도 합격해 면허 따고 취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2년 7개월의 직장생활 끝에 제가 얻은 결론은 이 일은 나와 도저히 맞지 않는다- 였어요. 제가 하던 일은 저 혼자 다 담당해야하는 일이라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늘 있었고, 거기에 같이 일하는 사원이 자주 바뀌어서 부서 내의 타 업무도 맡아서 해야 했고, 타 부서의 자잘한 업무까지 맡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늘 제가 중요하다, 제가 있어야 한다- 말하던 부서 사람들도 중요한 순간엔 저를 팽해버리고, 승진은 아예 꿈도 못 꾸고, 연봉도 일 년에 10만원이 오를까 말까였던.. 직장 내의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면 수용했겠지만 저를 포함한 몇몇만 그런 대우를 받더군요. 제가 아직 사회생활을 덜 해봐서 정신을 덜 차려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갈수록 일이 많아지자 성취도 없고 해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 일에 대해 부담감이 너무 심해져서 감당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어디에 하소연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집에 있을 때 직장에서 전화만 와도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벌벌 떨면서 무서워하고, 출퇴근할 때마다 차도를 보면서 뛰어들면 죽지 않을까? 죽으면 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밥 먹듯이 하게 되다보니 심한 우울감과 불면증이 찾아왔어요. 그 뒤로 일은 더 말할 것도 없이 효율이 떨어졌죠. 그렇게 2~3개월을 고민하다 결국 퇴사하기로 마음을 먹고 작년 가을에 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제가 직장에 다니면서 모은 돈으로 6개월째 학원에 다니면서 원화 공부를 하고 있어요. 퇴사를 하고 뭘하는게 좋을까, 생각을 하니 이쪽으로 다시 공부를 하고 도전을 하고 싶더라구요.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하게 되니 확실히 우울감이나 불면증이 낫더군요. 이 업계에는 엄청난 원화가분들이 많으시니 제가 지금 그리는 그림은 그분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겠지만, 선생님께서 설탕발림일지라도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주실 때마다 깎였던 자신감 자존감도 살아나는 기분이었어요. 다른 학원과 상담을 해보아도 좀 더 ~~ 다듬으시고 포폴 준비하셔도 될 것 같다, 라고 제 궁금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해주시니까.. 나는 할 수 있을거야! 기분이 괜히 좋아져서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게 되었구요.
그런데 부모님이 이제는 제 공부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계십니다. 퇴사한 직후엔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나는 너를 응원한다~ 라고 하셨는데 퇴사하고 3개월 직후부턴 언제 취직이 되냐, 너 이제 20대 후반인데 언제 돈 모을래, 넌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냐- 라고 이야기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물론 집에서 매일매일 그림만 그리고 있고,(손이 느려서 매일 12시간 넘게 그림 그리고 있어요. 집안일도 돕고 있습니다..) 3년 넘게 공무원 준비하던 어떤 친구는 올해 공무원 합격했다고 하는데, 나는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이제서야 처음부터 다시 공부한다니 괜찮은건가 싶어 걱정하시는게 당연해요. 부모님은 직장 다닐 때의 제 상태에 대해 거의 모르셨었고.. 그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갈수록 그게 심해져서 그림 그릴 때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앞날이 더욱 캄캄하고 걱정되고 불안하고..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 전공 가서 국시도 합격했고, 취직 힘든 전공이지만 동기들 중에서 일찍 취직해서 속 썩인 적 없는 편이라 나름 못난 자신 역할은 면했구나 생각했는게 그게 아니었구나 싶고.. 그러니 더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구요.
거기다 친척 사업자금이 필요하시다고 제 만기된 적금도 빌린다고 가져가시곤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라 학원수강을 오래하기도 힘들어졌어요. 3월말까진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하고 긍정적인 말들을 많이 들어서 기운이 났는데, 지금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란해지고 불안해지고 가뜩이나 불확실한 미래가 더 캄캄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런 징징거리는 글을 쓸 시간에 그림을 하나 더 그리는게 현명하겠지만 자꾸만 부모님의 말씀과 현재 상황이 생각나서 괜히 눈물만 나더라구요. 다시 원래의 일을 하는 것이 현명한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대로 쭉 밀고 나가 도전해도 되는 것인가?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이런 고민 때문에 오전 내내 그림 하나도 못 그리고 사람인과 게임잡을 둘러보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친한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하기 꺼려지는게, 다들 네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는데 뭐가 불만이냐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그게 맞는 말인 것 같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서 지루하셨죠. 제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취업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화이팅하시면 좋겠어요. 힘든 일 어려움 없이..
어릴 때부터 예술 쪽으로 가려고 준비를 하다가, 부모님의 심한 반대로 인해 결국 꿈을 접고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학과 전공에 가서 국시도 합격해 면허 따고 취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2년 7개월의 직장생활 끝에 제가 얻은 결론은 이 일은 나와 도저히 맞지 않는다- 였어요. 제가 하던 일은 저 혼자 다 담당해야하는 일이라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늘 있었고, 거기에 같이 일하는 사원이 자주 바뀌어서 부서 내의 타 업무도 맡아서 해야 했고, 타 부서의 자잘한 업무까지 맡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늘 제가 중요하다, 제가 있어야 한다- 말하던 부서 사람들도 중요한 순간엔 저를 팽해버리고, 승진은 아예 꿈도 못 꾸고, 연봉도 일 년에 10만원이 오를까 말까였던.. 직장 내의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면 수용했겠지만 저를 포함한 몇몇만 그런 대우를 받더군요. 제가 아직 사회생활을 덜 해봐서 정신을 덜 차려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갈수록 일이 많아지자 성취도 없고 해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 일에 대해 부담감이 너무 심해져서 감당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어디에 하소연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집에 있을 때 직장에서 전화만 와도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벌벌 떨면서 무서워하고, 출퇴근할 때마다 차도를 보면서 뛰어들면 죽지 않을까? 죽으면 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밥 먹듯이 하게 되다보니 심한 우울감과 불면증이 찾아왔어요. 그 뒤로 일은 더 말할 것도 없이 효율이 떨어졌죠. 그렇게 2~3개월을 고민하다 결국 퇴사하기로 마음을 먹고 작년 가을에 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제가 직장에 다니면서 모은 돈으로 6개월째 학원에 다니면서 원화 공부를 하고 있어요. 퇴사를 하고 뭘하는게 좋을까, 생각을 하니 이쪽으로 다시 공부를 하고 도전을 하고 싶더라구요.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하게 되니 확실히 우울감이나 불면증이 낫더군요. 이 업계에는 엄청난 원화가분들이 많으시니 제가 지금 그리는 그림은 그분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겠지만, 선생님께서 설탕발림일지라도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주실 때마다 깎였던 자신감 자존감도 살아나는 기분이었어요. 다른 학원과 상담을 해보아도 좀 더 ~~ 다듬으시고 포폴 준비하셔도 될 것 같다, 라고 제 궁금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해주시니까.. 나는 할 수 있을거야! 기분이 괜히 좋아져서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게 되었구요.
그런데 부모님이 이제는 제 공부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계십니다. 퇴사한 직후엔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나는 너를 응원한다~ 라고 하셨는데 퇴사하고 3개월 직후부턴 언제 취직이 되냐, 너 이제 20대 후반인데 언제 돈 모을래, 넌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냐- 라고 이야기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물론 집에서 매일매일 그림만 그리고 있고,(손이 느려서 매일 12시간 넘게 그림 그리고 있어요. 집안일도 돕고 있습니다..) 3년 넘게 공무원 준비하던 어떤 친구는 올해 공무원 합격했다고 하는데, 나는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이제서야 처음부터 다시 공부한다니 괜찮은건가 싶어 걱정하시는게 당연해요. 부모님은 직장 다닐 때의 제 상태에 대해 거의 모르셨었고.. 그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갈수록 그게 심해져서 그림 그릴 때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앞날이 더욱 캄캄하고 걱정되고 불안하고..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 전공 가서 국시도 합격했고, 취직 힘든 전공이지만 동기들 중에서 일찍 취직해서 속 썩인 적 없는 편이라 나름 못난 자신 역할은 면했구나 생각했는게 그게 아니었구나 싶고.. 그러니 더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구요.
거기다 친척 사업자금이 필요하시다고 제 만기된 적금도 빌린다고 가져가시곤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라 학원수강을 오래하기도 힘들어졌어요. 3월말까진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하고 긍정적인 말들을 많이 들어서 기운이 났는데, 지금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란해지고 불안해지고 가뜩이나 불확실한 미래가 더 캄캄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런 징징거리는 글을 쓸 시간에 그림을 하나 더 그리는게 현명하겠지만 자꾸만 부모님의 말씀과 현재 상황이 생각나서 괜히 눈물만 나더라구요. 다시 원래의 일을 하는 것이 현명한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대로 쭉 밀고 나가 도전해도 되는 것인가?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이런 고민 때문에 오전 내내 그림 하나도 못 그리고 사람인과 게임잡을 둘러보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친한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하기 꺼려지는게, 다들 네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는데 뭐가 불만이냐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그게 맞는 말인 것 같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서 지루하셨죠. 제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취업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화이팅하시면 좋겠어요. 힘든 일 어려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