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취준생입니다
- 작성자
- NV_23897***
- 작성일
- 2018-03-01
- 조회수
- 1803
- 좋아요 수
- 1
졸업한지는 딱 1년이 되었네요.
졸업 이후 포폴은 거의 만들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저희집이 좀 가난하거든요.
누가 일을 쉬거나 돈을 써야하는 상황이 생기면 집에 타격이 좀 큽니다.
빚도 좀(많이?) 있는 상태고 저는 2년제 전문학교 졸업이라 대출+동생은 4년제에 알바 무
바람피고 도망가신 생면부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기신 카드빚 아...ㅜㅜ
졸업하자마자 취업준비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는 대학때 다녔던 자취방 때문에 고향에 내려갈 수도 없어서 생활비가 필요했습니다.
대학다닐때는 집세만 부모님이 주시고 나머지 생활비는 주말알바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평일알바로 일을 하고 딱 먹고 살만큼만 벌면서 살았네요.
그렇다고 내려 갈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어요.
미련해 보일진 몰라도... 고향이 너무 깡촌이라서요.
급할 때 팩스 보낼 가게도 없고 편의점? 버스타고 1시간 걸려요ㅜㅜ 알바할 가게 조차 없어요.
그래서 타향생활을 버리지 못했고, 평일에 일하면 그래도 나 하나는 짐이 안되니까요...
그러다보니 제 자존감, 자존심이 송두리째 어디로 가 버린 것 같아요.
친구들은 왜 취준을 안하냐고 해요. 6년전에 산 타블렛을 아직도 쓰고 있는 걸 보고 혀를 차요.
할머니는 전화를 하시면 제가 어릴적에 집이 너무 힘들어서 아버지가 자살하려 했던 얘기를 해주세요.
그러시곤 알바만 하지말고 취업을 해야지... 하시며 우시곤 하세요.
그럴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어요. 지금은 듣고 한 귀로 흘려요...ㅋㅋㅋ;;
한번은 남자친구 바짓소매 잡고 같이 죽자고 했었는데 다행히 남자친구가 잘 갱생시켜주심...
(가난한데 왜 연애하냐고 하시는 분 계실까봐... 남자친구네 집이 더 가난합니다...ㅠㅠ)
서론이 많이 길었죠?ㅎ
오늘 밤에 사장님께 그만둔다고 말씀 드리려고요.
이 글 적고 다시 시작해보려고요... 마지막 월급으로 버텨보면서 포폴작업을 하려합니다.
제대로 된 작업물을 내 본지가 언젠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저보다 상황이 좋은 분도 계실거고 저보다 훨씬 나쁘신 분들도 분명 계시겠죠.
우리 모두 힘내요ㅠㅠ 저같은 못난이도 있는걸요...
푸념글처럼 써버렸는데... 글 보시고 기분 안 나쁘셨으면 좋겠네요ㅜㅜ
정말 힘들 때 캐스커-고양이편지 라는 곡을 많이 들었어요. 여러분도 들어보시길.
때는 많이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취업 이직 창업 승진 다 잘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