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LCK 스프링'의 왕좌는 젠지의 것이었다. 젠지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운 관중 앞에서, 지난해 여름에 이어 다시 한번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국내 e스포츠 리그 'LCK 2023'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이 펼쳐졌다. '디펜딩 챔피언' 젠지가 '정규 리그 1위' T1을 세트 스코어 3-1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젠지는 이로써 '2022 LCK 서머' 우승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LCK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한 젠지의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은 데뷔 시즌에 LCK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까지 차지하며 '로얄 로더'에 이름을 올렸다.

젠지는 지난 LCK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서 T1에 3-1로 패하며 패자"로 진출한 바 있다. LCK는 올해부터 플레이오프 제도를 더블 엘리미네이션 형식으로 변경하며, 젠지가 다행히 한 번의 기회를 더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기회를 살려 마침내 T1과의 재대결을 승리해 우승까지 차지하며 제도 변경의 첫 수혜자가 됐다.

젠지, 강력한 돌진 "합으로 세트 선취점

블루 사이드를 선택한 T1은 ▲제이스 ▲세주아니 ▲배아거 ▲바루스 ▲노틸러스 등으로 앞 라인을 채운 포킹 "합을 구성했다. 젠지는 ▲그라가스 ▲오공 ▲아리 ▲자야 ▲라칸 등 이니시에이팅과 돌진에 뛰어난 "합으로 상대의 벽을 뚫어낼 수 있는 "합으로 맞불을 놨다. 1세트부터 두 팀의 치열한 밴픽 싸움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2분경 T1은 와드를 통해 이른 시기의 상대 카운터 정글링을 파악한 후 협공을 통해 첫 성과를 냈다. T1은 기세를 이어 곧바로 탑 라인에서 갱킹을 통해 성과를 내고자 했으나, 오히려 '도란' 최현준의 그라가스의 저항에 부딪히며 역으로 킬을 내줬다. 라인전 단계부터 두 팀은 장군과 멍군을 주고받으며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싸움을 펼쳤다.

19분경 젠지는 드래곤 둥지를 놓고 압박을 가해 T1의 주요 전력을 처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페이즈' 김수환의 자야가 2킬을 획득하며 순식간에 크게 성장했다. 위기에 몰린 T1은 23분경 내셔 남작을 공격하며 젠지의 챔피언을 불렀고, 이에 호응하는 젠지의 챔피언을 처치하고 내셔 남작 버프까지 획득하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젠지는 총 5킬을 획득하며 무럭무럭 큰 자야를 기반으로 득점을 쌓아가며 균형을 맞췄다.

29분경 젠지는 내셔 남작을 미끼로 T1을 유인해 대치 구도를 만들었다. 이후 그라가스와 아리로 상대 진형을 무너뜨렸고, 그 사이를 자야가 비집고 들어가 트리플 킬을 쓸어 담았다. 젠지는 내셔 남작 버프 획득으로 이어가며 경기의 균형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T1은 8킬을 획득한 자야의 데미지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졌다. 35분경 두 팀의 글로벌 골드 차이는 6000골드로 벌어졌다.

36분경 젠지는 바람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한 후 내셔 남작 처치에 나섰다. 이후 T1의 챔피언을 처치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수환의 자야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14킬을 기록하며 1데스도 허용하지 않았다.

젠지, 완벽한 대처로 T1 공세 막아내며 매치 포인트

젠지는 2세트에서 ▲그라가스 ▲오공 ▲아리 ▲아펠리오스 ▲노틸러스 등 앞선 세트와 마찬가지로 한번 돌진 위주의 "합을 구성했다. T1은 ▲케넨 ▲비에고 ▲크산테 ▲케이틀린 ▲럭스 등 라인전 주도권에 무게를 두며 상대의 돌진을 차단하는 다수의 챔피언을 선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구마유시' 이민형의 케이틀린은 리그 통산 11승 무패로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젠지는 경기 초반 인베이드를 통해 상대 케이틀린의 점멸 주문을 빼며 강하게 라인전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T1은 라인전의 주도권을 잡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득점을 제대로 누적하지 못하며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T1은 바텀 라인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이어갔지만 젠지는 반대로 탑 라인에 집중하며 동률을 맞춰갔다.

19분경 두 팀은 드래곤의 주인을 놓고 경기의 향방을 가를 대결을 펼쳤다. 젠지가 드래곤을 먼저 처치했지만, 이어진 후속 교전에서 T1이 완벽한 어그로 분배를 통해 승리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케이틀린이 2킬을 거두며 성장의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T1은 공세, 젠지는 수비적인 운영으로 한치도 물러섬 없는 싸움을 펼쳤다.

26분경 T1은 젠지를 부르기 위해 내셔 남작을 공격했으나, 젠지의 대처가 완벽했다. 최현준의 그라가스가 케이틀린을 노려 처치하며 김수환의 아펠리오스에 판이 깔렸다. 젠지는 교전에서 대승을 거둔 후 내셔 남작까지 처치하며 밀리던 글로벌 골드를 역전했다. 젠지는 이후에도 거듭 상대 시야의 빈 틈을 놀려 순간 이동 주문을 사용해 끊어버리는 것에 성공했다.

젠지는 33분경 내셔 남작을 미끼로 T1의 챔피언들을 다시 한번 끌어냈다. 이후 사방에서 덮쳐 핵심 챔피언을 처치한 후 내셔 남작 버프와 마법공학 드래곤의 영혼 획득까지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젠지는 37분경 넥서스를 파괴하고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T1, 막강한 화력으로 반격에 성공

T1은 3세트에서 ▲사이온 ▲오공 ▲베이가 ▲징크스 ▲탐 켄치 등 탱커와 후반 캐리형 챔피언으로 "합을 구성했다. 젠지는 ▲나르 ▲세주아니 ▲리산드라 ▲자야 ▲라칸 등 밸런스가 잘 잡힌 "합으로 경기에 나섰다.

젠지는 4분경 탑 라인 다이브를 통해 이른 시기에 선취점을 올렸다. 또한 미드 라인에서 역갱킹에 성공하며 상대 정글러를 처치하고 경기의 균형을 흔들었다. 후반 지향형 "합인 T1에게 초반의 이른 실점은 뼈아프게 다가왔다. 젠지는 8분경 다시 한번 4인 바텀 다이브로 상대 바텀 듀오를 모두 잡아내며 경기를 가져오는 것처럼 보였다.

T1은 바텀 라인에서의 실점 직후 곧바로 사이온과 베이가의 연계 플레이로 상대 원거리 딜러를 처치했다. 또한 '구마유시' 이민형의 징크스가 궁극기로 상대 세주아니를 시야가 없는 곳에서 장거리 저격하며 첫 킬을 올렸다. T1은 곧바로 탑 라인에서 다시 한번 킬을 챙기며 11분경 상대 포탑 철거까지 이어갔다.

젠지는 이후 노림수를 통해 상대 징크스에게 첫 데스를 안기며 초반 주도권을 완벽히 잡는 것에 성공했다. 사이드 주도권을 통해 계속 T1을 쥐고 흔들었으며, 특히 '쵸비' 정지훈의 리산드라가 적재적소마다 맹활약을 펼쳤다.

T1은 그 사이베이가와 징크스 등 성장형 챔피언을 기반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내셔 남작을 두고 펼쳐진 교전에서 베이가의 '사건의 지평선' 스킬을 통한 견제로젠지를 밀어내고, 내셔 남작 버프를 앗는 것에 성공했다. 단숨에 성장세에 균형을 맞춘 T1은 이후징크스의 막대한 화력을 투사하며교전에서 승리를 거듭했다.

T1은 바텀 라인을 밀어낸 후 그대로 젠지의 넥서스까지 진격했다. 이후 경기에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젠지, 극적인 한방으로 LCK 2연패!

블루 사이드를 가져간 젠지는 ▲크산테 ▲마오카이 ▲트리스타나 ▲징크스 ▲룰루 등 튼튼한 앞 라인과 투 원거리 딜러의 "합을 구성했다. T1은 ▲사이온 ▲리 신 ▲아리 ▲아펠리오스 ▲브라움으로 라인전과 교전에 고루 강점을 갖춘 챔피언 "합을 선택했다.

5분경 탑 라인에서 '제우스' 최우제의 사이온이 솔로 킬을 기록했다. 또한 7분경 '페이커' 이상혁의 아리가 상대 트리스타나를 매혹으로 끌어당긴 뒤 리 신과의 협공으로 두 번째 득점을 거뒀다. 상체의 초반 우위를 바탕으로 T1이 첫 번째 드래곤을 챙겼다. 이후 협곡의 전령 교전에서 다시 한번 T1이 승리를 거두며 경기가 초반부터 T1 쪽으로 다소 기울었다.

젠지는 이후 트리스타나를 사이드로 보내 꾸준히 상대와의 격차를 메우기 위한 포탑 철거에 나섰다. 꾸준히 성장한 트리스타는 드래곤 교전에서 큰 힘을 발휘했고, 젠지에 교전 승을 안겼다. 간신히 경기에 브레이크를 잡은 젠지는 이후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T1과 치열한 자리 다툼을 이어갔다.

24분경 T1은 경기의 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교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젠지가 강력한 반격으로 이를 되받아쳤고, 김수환의 징크스가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젠지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으며 트리스타나와 징크스의 쌍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젠지는 극적인 한방으로 이후 기세를 타 쉴새 없이 T1을 몰아붙였다. 마오카이의 궁극기와 원거리 포격이 시너지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결국 T1이 무너졌다. 젠지는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짓고 세트 스코어 3-1로 결국 LCK 봄의 주인공이 됐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