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통합검색 입력 폼
잡코리아 주요 서비스
끝이 다른 시작 JOBKOREA 알바의 상식 albamon


게임뉴스 상세

MMORPG,결과가아닌과정그자체가재미여야한다

작성자
관련사이트 게임한국
작성일
2005-01-04

게임은 어디까지나 ‘놀이’이고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많은 MMORPG들은 플레이하는 과정이 순수하게 놀이로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다. MMORPG 시장에 신규 유입되는 게이머의 수는 크게 늘지 않는 반면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 게이머의 수는 늘고 있다는 통계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굳이 통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MMORPG를 지루하게 느끼는 게이머가 늘어가고 있는 것은 주위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몬스터 사냥, 아이템 수집의 무한한 반복이 대부분인 MMORPG(물론, 모든 MMORPG가 그러한 것은 아니다)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사실, 인터넷이라는 것이 생소했던 때만 해도 게이머의 대부분이 매니아 층으로 이루어졌었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와 더불어 인터넷 인프라가 급격하게 발전한 이후로 게임은 대중화 된 놀이 문화로 부상하였다. 불법 복제가 너무도 당연시 되는 분위기로 인해 패키지 게임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게임 개발사가 MMORPG로 눈을 돌린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으며, 급격하게 확대된 라이트 유저층을 대상으로 한, 가벼운 MMORPG가 게임계의 주류가 되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이 확대된 유저층의 취향을 잘 맞춘 몇몇 MMORPG의 성공 이후로, 우리나라의 MMORPG는 세계적으로 지금의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나는 지존을 원한다 본래, 인간에게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본능은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이러한 과시욕은 비단 게임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높은 교육열 속에서 어렸을 적부터 등수 나누기를 접하고, 철저한 서열 사회에서 자라난 우리나라의 게이머들이 게임에서 특별히 경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 조금만 생각해도 당연한 결과이다. 물론, 필자 본인 또한 이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자신은 없고, 굳이 부정하지도 않는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가상의 사회를 이루는 MMORPG는, 과시욕이라는 측면을 충족시켜 주기에 매우 적절한 장르이고, 플레이어는 실제 사회에서는 매우 이루기 어려운 지위에 ‘비교적’ 쉽게 도달할 수 있다. 라이트 유저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우리나라의 MMORPG는 이러한 점을 집중 공략하여 성공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PG는 그 약어(Role Playing Game)에서도 알 수 있듯, ‘역할 수행 게임’으로, 현실과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재미를 느끼는 게임이다. 초기에는 ‘모험하는 영웅’에서 ‘모험’이 중점이 되는 게임도 많았지만, 우리나라의 대다수 게임은 ‘영웅’에 중점을 두었다. 타겟 게이머가 과시욕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일면을 공략, 완성도 있는 컨텐츠 구성보다는 아이템과 성장에 크게 중점을 두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플레이 타임이 긴 게임을 만드는 것이 대세가 된 것이다. 물론, 단순하게 비용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무리수를 두지 않고 이미 성공한 케이스를 많이 따랐던 것도 이러한 게임 스타일이 대세가 된 이유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내용에서, 전자의 모험은 ‘과정’, 후자의 영웅은 ‘결과’라고 비약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중점을 후자에 강하게 맞추면 맞출수록, 독보적인 영웅이 되기 위한 과정인 ‘모험’은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일종의 귀찮은 장애물로 변질되게 되고, 게임을 즐기는 과정은 ‘놀이’가 아닌 결과물을 위한 ‘노가다’가 된다. 재미를 주어야 할 과정이 단순한 노동이 되어 버렸으니, 노동의 결과물에 현금 가치를 가지게 된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당신의 노력과 열정 이제는 보상 받아야 합니다(?)’라는 모 현금 거래 사이트의 문구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불행히도, 이러한 게임들을 게이머가 ‘당연하게’ 받아들일만한 충분한 시간이 지나버렸고, 적응이 어려운 게임을 게이머가 굳이 극복하지 않아도, 널려 있는 무료 오픈 베타 게임들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 상황도 갖춰져 있다. 독창적인 게임들이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갈수록, 기존의 게임 스타일은 더더욱 변화되기 어려워졌다. 단지, 자극의 강도만을 늘려 갔을 뿐이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무엇이 필요한가? 너무나 원론적인 결론이겠지만, 게임은 역시 게임을 즐기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사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요소만으로 게임을 채우고, 초기 진입 과정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자극만을 늘려갈 것이 아니라, (물론 과시욕과 경쟁의 재미를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과정 하나하나를 장인 정신을 가지고 채워간다면 다소간의 생소한 요소가 있더라도 서서히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최근 출시된 컨텐츠가 충실한 모 게임에 대한 유저의 피드백 중, ‘퀘스트 노가다’라는 평이 드물지 않게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결과만을 바라본다면, 퀘스트가 아니라 그 어떤 과정도 즐길 수 없을 것이고 그 어떤 과정도 노가다로 느껴질 것이다. 만약 자신이 그러한 게이머라면, 결과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제는 벗어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글 / 큐로드 리버스 기획팀장 신정훈 <본 칼럼은 겜티즌의 기사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게임한국 김혁기자 (serika@)

< 저작권자ⓒ게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너



퀵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