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이 모여 새롭게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도 자신 있고, 다수의 작품을 론칭하고 운영했던 경험도 이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해외 시장 진출은 물론 다양한 플랫폼과 대응해 독립적인 개발사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최성원 엔픽모바일 대표는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해외 진출 및 역량 강화를 앞두고 이같이 각오를 밝혔다.
엔픽소프트의 관계사 엔픽모바일은 지난해 설립됐으며, 현재 10여명의 개발인력으로 구성된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모바일 TCG 나이트워치를 밴드게임 플랫폼 2차 인큐베이팅 라인업으로 선보여 존재감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사는 올해 나이트워치를 포함한 4개 라인업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4개 작품을 통해 캐주얼부터 미드코어, 하드코어까지 요충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다른 장르 역시 중요하겠지만 RPG 장르에서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 같다며 해외 시장 성과는 나이트워치를 통해 하나씩 그 가능성을 실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 론칭돼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나이트워치를 제외한 3개 작품 중 가장 먼저 공개되는 것은 캐주얼 장르의 타잔팡팡이다. 이 작품은 이달 중 밴드게임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밴드게임에 먼저 자리 잡은 나이트워치와 크로스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시너지 효과까지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다음 라인업으로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퍼블리싱 계약이 체결된 엠파이어오브카오스(EOC)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드코어 RPG 프로젝트A까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EOC는 RvR 형태의 공성전 개념이 도입된 전략 RPG로 이미 호주, 캐나다에서 테스트가 실시됐다. 그는 EOC의 경우 HTML5 기반으로 개발이 진행됐고, 가능하면 네이티브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웹이 필요한 커스터마이징 부분만 남기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의 균형점을 잘 잡으려한다고 설명했다.
# 철저한 사전 준비 우선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대해서도 소개에 나섰다. 카밤과 같이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업체를 보면, 웹게임 형태의 작품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작품들은 저사양폰에서 구동이 가능하다는 강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경우, 예상 밖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중 하나가 사양 문제라는 것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 시장은 저사양 모델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이에 얼마나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나이트워치를 예로 들었다. 나이트워치는 샨다 계열사와 중국 퍼블리싱 계약이 체결됐으며, 3개 마켓을 통해 현지 테스트가 실시됐다. 처음에는 갤럭시S 수준을 생각했으나, 이보다 낮은 사양이 필요했다며 작품 퀄리티가 높은 만큼 최적화가 쉽지는 않지만, 개발진의 실력을 믿는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최 대표의 이와 같은 개발진에 대한 신뢰는 이신일 엔픽모바일 개발부장으로부터 비롯됐다. 이신일 부장은 던전앤파이터 서버 개발자로 중국 서비스까지 이끌었던 만큼 엔픽모바일에서 큰 축을 잡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엔픽모바일은 성공을 경험한 인물들이 함께 모였다는 게 최 대표의 자랑이다. NHN, 위메이드, CJE&M 등 국내 대표 업체에서 수많은 작품을 론칭하고 지켜봤던 그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나이트워치 중국 테스트는 최 대표에게도 가치 있는 경험이 됐다. TCG 장르 유저 성향이 국내와 굉장히 비슷하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가 소득 수준과 같은 부분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감을 잡게 됐다.
# 페이스북 등 멀티 플랫폼 준비
이처럼 일찌감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한 최 대표는 다양한 플랫폼 대응까지 구체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특히 나이트워치의 경우 페이스북 출시 준비도 긍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페이스북 측이 소셜 플랫폼 정통 TCG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또 나이트워치가 비주얼 구성이나 게임성 모두 북미 유저 성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는 페이스북과 같이 PC와 모바일이 만나는 크로스 플랫폼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해외시장은 이미 이와 같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PC와 모바일 연동이 용이한 카드보드 장르가 흐름의 시작이 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국내의 경우도 웹보드게임 규제로 이탈된 유저가 새로운 카드보드, 넓게는 TCG와 같은 장르로 유입될 것이라며 이런 기조 아래 나이트워치를 다양한 플랫폼에 접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다양한 국가에 진출한다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나이트워치는 오는 9월 중국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두가 인수한 91닷컴을 비롯해 360 등을 통해 동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북미 진출의 경우 정부기관을 통해 현지화 및 테스트 비용을 지원 받아 탄력을 얻게 됐다. 여기에 유럽 시장도 프랑스를 거점으로 삼게 될 전망이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텔레콤과 긍정적으로 논의가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텔레콤은 국내 이통사와 마찬가지로 전용 마켓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베이스캠프삼아 유럽 시장을 경험하고 입지를 넓혀나간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는 앞서 소개한 이신일 부장과 같은 핵심 인물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싶다며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등 테스트 환경이 구축된 것도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 밴드게임 집중이 더 효과적
이처럼 오랜 기간 업계에 몸담고 경험을 쌓아온 그가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출발로 밴드게임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밴드게임은 전화번호부 기반 소셜 플랫폼 카카오톡과 카페 및 블로그 같은 커뮤니티의 교집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특정 그룹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 심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밴드게임에 대한 반응에 대해서도 그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라인 메신저가 나올 때도 지금의 밴드게임과 비슷한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밴드게임이 라인으로 진출하는 중간 단계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400여개 작품이 입점한 카카오 게임하기와 이제 30개를 넘긴 밴드게임을 비교하고, 어느 쪽이 더욱 주목도가 높은지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원오브댐이 아닌 입성이라는 의미를 가졌으면 한다며 사실상 최근 트렌드는 바이럴보다 게임성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더욱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엔픽모바일은 엔픽소프트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으며, 많은 부분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엔픽모바일을 위한 인력 보강이 이뤄졌고, 향후에는 독립적으로 나아가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작품 성공에 따라 독립 시기는 달라질 것이라며 웃었다.
이처럼 독립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앞서 말했던 성공 경험과 모바일게임 시장 특성이 크게 작용한다. 이제는 작품을 성공시킨 개발사가 경험을 살려, 퍼블리셔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마케팅이나 운영 측면에서도 시스템이 잘 돼있기 때문에 굳이 퍼블리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런 부분들을 담당하는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싶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특히 그는 석사 논문을 Q/A로 냈을 정도로 관심을 갖고 공부를 많이 했다며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와서 개발을 하고,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도 실제 필드에 나가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것이 게임이라고 경험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영화와 게임을 비교했을 때 게임이 매력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영화는 한번 상영되면 수정이 불가능하지만, 게임은 문제가 있으면 수정하고 보상하며 호흡하는 느낌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