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이는 메모리 '대란' … 게임 하드웨어 가격 더 오른다
마이크론의 DDR5 D램 모듈. 사진=마이크론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촉발된 글로벌 메모리 공급난이 게임 하드웨어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21일 외신에 따르면 밸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 야잔 알데하야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특히 밸브가 대량거래 시장에서 확인한 가격과 실제 소매 가격 사이에는 최소 3~6개월의 시차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완전히 반영할 경우 메모리에 대한 가격 부담은 더 심각하게 느끼게 될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메모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품 생산량도 제약받고 있다. 또 다른 밸브 엔지니어 피에르루 그리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만큼 '스팀 머신'을 생산하고 있지만, 메모리 공급량이 이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지난달 30일 출시된 스팀 머신은 512GB 모델이 1049달러, 2TB 모델은 1349달러로 책정됐다. 16GB DDR5 메모리와 8GB GDDR6 그래픽 메모리, NVMe SSD 등을 탑재한 만큼 D램과 낸드플래시 수급 변화에 모두 영향을 받는 제품이다. 밸브는 올해 초에도 메모리와 저장장치의 가격 상승 및 공급 부족을 이유로 출시 일정과 가격을 재검토한 바 있다.공급 문제는 새로 출시된 스팀 머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존 휴대용 게임기 '스팀 덱 OLED'도 메모리와 저장장치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서 간헐적인 품절 현상을 빚으면서, 신제품의 가격과 생산량뿐 아니라 이미 판매 중인 제품의 재고 확보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생성형 AI 열풍으로 인한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기업용 SSD에 우선 배정함에 따라 PC와 게임기에 쓰이는 범용 D램 및 낸드플래시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각각 58~63%, 70~7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트렌드포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분기 대비 58~63%, 낸드플래시는 70~75% 오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기업 간 계약가격의 변화가 시차를 두고 완제품 가격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마이크론은 메모리 공급이 2028년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되더라도 수요를 언제 따라잡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자료=마이크론메모리업체 마이크론 역시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경색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8년부터 공급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AI를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공급이 이를 완전히 따라잡을 시점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한국닌텐도는 오는 9월부터 '닌텐도 스위치2'의 국내 가격을 64만 8000원에서 75만 8000원으로 인상한다. 자료=한국닌텐도국내에서도 게임 하드웨어 가격 부담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닌텐도는 9월 1일부터 '닌텐도 스위치2' 가격을 64만 8000원에서 75만 8000원으로 11만원, 약 17% 인상키로 결정했다. 이에대해 회사 측은 다양한 시장 환경 변화와 글로벌 사업성 검토를 이유로 들었으나, 업계에서는 메모리와 다른 부품 원가, 환율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밸브의 설명처럼 부품 대량 거래 가격이 소비자가에 반영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게임 하드웨어 가격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메모리 공급난마저 장기화할 경우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다시 올리거나 생산량과 사양을 대거 조정하는 사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더게임스데일리 김영민 기자 kym@tgdaily.co.kr]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