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 등 포트폴리오 재구성 위해 더 늘렸다
게임업계의 연구개발비는 다른 콘텐츠 업종과 비교하면 가장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항목이다. 회사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작품 개발은 물론, 이를 위한 신기술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여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인공지능(AI)이 부각된 이후부터는 이에 대한 연구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게임업계에 있어 IT 기술 및 개발력은 내공이자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게임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확보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개발비는 그런 측면에서 게임업계의 절대적 비용을 차지하고 있다. 넷마블(대표 김병규)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6164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전년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매출 대비로는 2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노력으로 이 회사는 '뱀피르'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을 잇달아 개발, 선전을 거듭했다.이와 동시에 ▲강화학습 기반 게임 플레이 봇 개발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게임 아트 생성 ▲비전-언어 AI 모델을 활용한 광고 소재 자동 변화 등의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기존 AI 프로젝트에 최신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이는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한층 더 높여 보겠다는 것으로 보여진다.엔씨(대표 김택진 박병무) 역시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연구개발 분야에 총 3252억원을 투여했다. 이는 전년대비 22.9% 감소한 수치다. 회사의 비용 절감이란 절대적 기조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아이온2'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흥행시장에서도 바람을 일으켰다.또한 '신더시티'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등 차기작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반 스캔급 3D 자산 생성 파이프라인 연구 ▲생성형 AI 기반 스캔 데이터 결손 복원/품질 증강 연구 등에서 큰 성과를 보였다.연구개발비를 잇달아 감축한 다른 경쟁 대기업과 달리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오히려 그 규모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 612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44.1%나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2024년에도 게임업체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비를 편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AI 퍼스트 기업을 선언한 만큼 게임 뿐 아니라, AI 관련 연구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연구과제를 살펴봐도 ▲초거대모델 학습 및 전이학습 기술 ▲딥러닝 학습/추론 시스템 ▲응용분야별 딥러닝 알고리즘 및 시스템 등 AI 부문이 주류를 이뤘다.자금 여유가 있는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 · 중소업체들 역시 연구개발비 규모를 늘리는 모습이었다. 이는 기업 경쟁력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해 결코 등한시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펄어비스(대표 허진영)는 신작 공백 속에서도 매출 대비 적지 않은 비중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2024년 1329억원에서 지난해 128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여전히 30%대를 유지했다. 지난 3월 '붉은사막' 출시를 앞두고 막판까지 작품 개발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작품 개발과 함께 이 회사는 ▲플랫폼 위에서의 물리 시뮬레이션 ▲랙돌 파괴 시스템 개선 ▲지형 가상 텍스쳐링 등의 연구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향후 ▲모핑 기반 얼굴 커스터마이징 ▲대규모 가상 환경을 위한 페이지 기반 고해송도 버추얼 쉐도우 맵핑 기술 등을 개발키로 하는 등 개발력을 집중할 방침이다.카카오게임즈(대표 한상우)는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1610억원)은 34.6%를 기록했다. 2024년 26.9%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다만 연구개발 비용 자체가 늘어난 것은 아니고, 매출이 줄면서 연구개발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영업손실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출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며 향후 성장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작품 개발 외에도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SDK, 게임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블록체인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위메이드(대표 박관호)는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연구개발 실적 중 상당 부분이 블록체인 기술 관련 내용들이다.이를 통해 ▲전자지갑을 기반으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과 커뮤니티 서버 ▲블록체인 간 이동을 통해 아이템을 거래하도록 지원하는 방법과 관련 시스템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반 팬토큰 발행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연구개발비가 전년대비 547억원에서 526억원으로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외에도 컴투스 엠게임 등 주요 게임업체들 역시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등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IT 기술과 문화 콘텐츠가 결합한 게임의 태생적 배경에 기인하는 것이긴 하지만,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선 IT 기술을 먼저 쌓아야 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또 그간 게임업체들이 쌓아온 높은 IT 기술력은 향후 미래 사업 전개에도 큰 레버리지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 게임업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오프라인 산업계가 적지않다.이에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력이 게임의 흥행을 판가름한다 할 수는 없지만, 기술 개발을 등한시한 게임업체가 오래간다고 생각하기도 사실 힘들다"며 " 연구개발을 위한 게임업체들의 뭉칫돈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