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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부터 19년간 게임업계 바라기였던 제가 이젠 할 말을 해야겠습니다..

작성자
나이제어떠카지
작성일
2020-07-04
조회수
3114
좋아요 수
0
제가 지금부터 할 말은 그저 제 생각일 뿐입니다.

일반화 한다면서 흥분하는 분이 안계셨으면 좋겠네요, 그저 19년간 이 업계의 취업만을 바라보았으나

변변찮은 사람 취급만 당하고 이제는 그만둬야 하나? 하는 고민에 슬퍼서 그 동안 가슴에 담아뒀던 말을 하겠습니다.

저는 경기도에 있는 어떤 전문 대학의 컴겜과를 나왔습니다.

1학년 엠티때 선배에게 들었던 말을 시작으로,

불과 얼마전에도 들었던 말 중엔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평가가 있습니다.

"가봤자 네가 만들고 싶은거 못만들어"

그냥 들으면 단순하게 들리는 고마운 조언일지 모르지만,

너무 오래 같은걸 듣다 보니 가시돋힌 진심이 숨겨있다는걸 알게 되었죠

"넌 다른 사람 말 안듣고 니 할말만 하는 오타쿠 같을거 같아 , 게임 업계가 너 같은 애들이 많을것 같지?"

하는 본심을 숨긴


그런 조언을 듣고 저는 그에 대한 심한 반발도 그렇다고 긍정도 없이 묵묵히 고개만 끄덕이며 넘겨도

이상하게 저에 대한 이미지는 안좋아지더군요,
그리고 충격적으로 다른 지인을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그때 그런 말을 했던 사람이 저에 대해 아주 근거 없는 소설을 나불거렸고
그에 대한 소문을 또 확신마냥 믿는 설레발치던 학우들이 제 이미지를 확 조져놨더군요

무슨 마음가짐 만으로 게임을 만들수 있을줄 안다나?
그런 낭설을 믿는 사람들이야 말로 제 상식에선 이해 못할 사람들입니다.

대다수는 저랑은 말 한마디 해본적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제 생각에는 자기 할말도 제대로 정직하게 못하면서 뒤에서는 그걸가지고
지인과 궁시렁 궁시렁 대는 그 사람들이야 말로
상당히 음흉하고 교활한 사람들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조차 졸작팀에 못들어가 기피되었던 적이 있었고

그거때문에 우울증이 와서 기약없는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 인생을 몇년이나 산 적도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한가지 억울한게, 저는 애초에 제 게임만 만들려고 게임 업계 입사하려고 했던 생각이 없었습니다.

처음엔 선배가 기획한걸 옆에서 도우며 게임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차례 차례 답습하고

계속 경력이 생기고 제게 걸맞는 자리가 생기면 어느정도 제 의견을 어필하려고 했었지,
무슨 처음부터 제 욕심대로 진행하려는 부분은 단 한개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게임 업계를 지원한다는 사람들 중엔 그저 입사 하면 당연히 자신이 프로젝트를 도맡아서 진행하는줄 아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그런 사람들도 있으니 "아 내가 그렇게 보였을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만

정작 저렇게 생각하는 애들 중 대부분은 제가 들었던 조언을 한번도 듣지 않은 부류들도 많았던 겁니다.

그래서 확신을 하게 되었고

결국 제 생김새 (수더분하고 내성적으로 생긴)를 보고 "쟤 성격은 안봐도 저래" 라는 선입견에 근거한 판단이며 맞지도 않는 조언이었죠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지인들과의 뒷담화로 넘어가서 "저런 애들은 뽑으면 안돼" 하는 부정적 인식까지 심어놓고

대체 자신들은 왜 사람들로 부터 힘들어 하는건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막말로 80년대 태어난 사람들 중 학창시절 일진도 왕따도 아닌 어중간한 부류중에
남들이 만들어 낸 혹은 자신이 만들어 낸 가십거리에 놀아난 사람들이
아주 엄선되어서 모여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국 게임 업계 태동한지 벌써 20년 다되갑니다.

리니지 ,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이 외에 유의미하게 남아있는 ip가 있는건지..

룬의 아이들로 연결되었던 4leaf와 테일즈 위버의 흥행 참패는 너무 안타깝고

라그나로크의 몰락도 그저 사업적 욕심 때문에 더 큰걸 못보고 작은거 챙기려다가 몰락한것 같아서

화도 나고 안타깝고 속상했었습니다.

검은 사막은 자기들의 만족도를 채우려는 장신정신으로 게임을 만들려다가
오히려 자기들의 시선과 생각만이 정답인, 그토록 기피하던 오타쿠의 특성을 회사가 통째로 닮아가는것 같고

일전에 잠깐 검은사막 qa팀의 팀장님에게 한 소리 들었던적이 있었죠
"너는 숲이 있으면 숲을 못보고 나무만 본다. 기획자 특유의 병신 같은 그런게 있다"

ㅋㅋㅋ 그 분... 제가 만날때마다 꼬박 꼬박 인사 했는데도 자기 멋대로 무시해놓고

저한테 인사성이 없다는 어마무시한 평가를 남겼던 사람입니다.

뭐 더 할말이 있겠습니까? 제 시야가 왜곡된게 맞았네요

이 업계에 대해 너무 좋게만 봤어요

자기 자신들이 들어야 할 말을 남들에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 업계...

자기 중심이 너무 강해서 타인과의 소통이 거의 되지 않는 사람들은 물론 문제겠지만 (하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 이런 문제있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업계에 취업은 하더군요 )

애초에 자기 중심 없이 그저 남들이 하라는 대로만 하는 근로자가 대다수인 상황이 맞다면

거기서 무슨 아이디어가 나오고 새로운게 탄생을 합니까? 무슨 책임감을 원합니까? 인사담당자와 그 잘난 게임업계 사장님들에게 묻고 싶네요

지금 시장이 성장 못하는 이유가, 정부의 정책적 제한 때문이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와 ip의 부재 아닙니까?

20대 중후반 부터 "너 게임 업계 들어가고 싶으면 그냥 니가 회사를 차리세요" 라는 말 또한 (저 말을 교수에게 들은게 유머)

제가 사회성이 없을거라 생각한 상대방의 소통없는 직설적인 말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제가 들었던 조언들 중 저 말 밖에는 가져갈게 없네요

씁쓸하네요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한 여름 밤인데도 쌀쌀하게만 느껴지는 어느 날 어느 밤에 ...

주저리 주저리 추태 부리고 떠납니다.

그래도 앞으로 게임 업계를 응원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이제는 인사치레를 할 생각도 안드네요

그저 정말 게임을 좋아하고 서브컬쳐에 대한 문화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 꿈꿨던 미래가 있다면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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