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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바이오하자드 보다 위험한 도쿄올림픽

작성자
관련사이트 더게임스
작성일
2021-07-20

77억 인류의 최대 위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자국민들의 필사적인 반대 운동과 국제 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예정대로 펼쳐진다. 델타와 림다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출몰한 변이 바이러스들이 한 곳에 모이는 공포의 현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올림픽 개최를 강행키로 했으니 이제 ‘바이러스 올림픽’은 누구도 멈출 수 없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제31회 리우하계올림픽’ 폐막식에 일본 아베 신" 총리가 슈퍼마리오 캐릭터로 분장해 빨간 공을 들고 깜짝 등장했다. 영상 속 아베 총리는 닌텐도의 대표 캐릭터인 슈퍼마리오로 변신해 지구 반대편까지 뚫려 있는 파이프 배관을 통해 순식간에 리우에 도착했다. 영상이 끝나자 진짜 아베가 마라카낭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네 큰 환호를 받았다.

이 때까지만해도 아베와 일본 국민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구촌 최대 축제인 올림픽이 일본 국민 대다수가 경멸하고 두려워하는 공포 이벤트로 전락해 있을 줄은, 후쿠시마의 부흥을 알리는 성공적인 올림픽을 꿈꿔지만 결국 관중 없는 텅빈 경기장과 약 25"원의 경제적 손실을 떠안게 된 폭망한 올림픽이 될 줄은 아마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올림픽 실패의 책임을 스가 총리에게 떠넘긴 아베는 뒤에서 웃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도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통해 장기 집권을 꿈꿨던 아베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올림픽과 게임 캐릭터를 연관지은 것은 그나마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난 5년 간 반도체, "선, 가전, 문화콘텐츠 등 일본의 거의 모든 산업이 내리막 길을 걷고 있지만 닌텐도로 대별되는 게임산업 만큼은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아베의 게임 캐릭터 선정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본다. 슈퍼마리오 보다는 웨스커 분장을 했어야 했다. 웨스커는 캡콤의 인기 공포게임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등장하는 최강의 빌런으로 인류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는 작금의 올림픽 현실과 딱 맞아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도쿄올림픽은 바이오하자드의 실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어찌보면 게임 속 주인공 캐릭터 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올림픽 선수단은 일본에 입국하는 순간부터 큰 위기를 맞는다. 일본 나리타 공항을 통해 입국해야 하는 데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는 그곳에서 5시간 이상을 무사히 버텨야한다. 그곳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격리 후 경기에 제대로 참가해 보지도 못하고 다시 짐을 싸야한다. 이미 우간다 선수를 비'해 다수의 선수들이 공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게임 속 캐릭터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치료후 미션을 다시 수행할 수 있지만 올림픽 선수들에게는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올림픽선수촌도 만만치 않다. 다수의 위험 요소들이 선수들을 괴롭힐 것이다. 먼저 숙소에 들어가면 폭이 90cm에 불과한 비좁은 골판지 침대를 "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선 잘 먹고 잘 쉬어야 하는데 여건이 녹록치 않다. 선수촌 내에 마련된 식당은 위험 구역중 한 곳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 식자재를 사용한 식단을 제공한다고 하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나마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인근에 별도의 식당을 준비해선수단에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랄 수 있다. 무엇보다 허술한 방역체계 속에 선수촌내 집단감염의 위험이 매우 큰 만큼 긴장 또한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미 선수촌 내에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끝으로 각종 종목이 열리는 경기장은 그야말로 가장 위험한 공포의 현장이다. 일부 종목의 경우 마스크를 벗은 채 상대 선수와 몸을 부딪히며 시합을 치러야 한다. 일부 해외 선수들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으며, 7만 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경기장의 경우 관중이 입장할 수도 있다고 하니 특히 "심해야 한다. 일부 변이 바이러스들은 백신 접종자도 감염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 등이 치뤄지는 도쿄만에서 악취가 가시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래를 쏟아 붓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2년 전 초과 검출된 대장균까지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높은 습도, 그리고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태풍과 지진 또한 도쿄올림픽의 커다란 위험 요소들이다.

지난 1주일간 직접 경험해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위험 요소들은 이번 도쿄올림픽에 비하면 낮은 레벨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게임 속 주인공 캐릭터들은 아이템을 얻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며, 설령 죽거나 실패해도 재도전의 기회를 얻는다.

그런데 IOC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직위원회는 올림픽 기간 코로나19 감염증이나 폭염으로 인해 사망할 경우 선수 본인 책임이라는 동의서를 받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목숨을 내걸고 대회에 참가하라는 얘기다. 바이오하자드 속 주인공 캐릭터 보다 더 악"건인 셈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을 격려하지는 못할 망정 굳이 도쿄올림픽의 위험성을 공포게임과 비교한 것은 현실이 게임보다 더 위험하고 공포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 가기 위해 수년간 땀을 흘리며 노력해온 선수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 올림픽에는 모두 354명의 대한민국 선수단이 참가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메달 개수도 중요하지만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필자 역시 우리 선수단의 선전을 응원하지만, 그에 앞서 안전하게 대회를 치르고 건강한 몸으로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김종윤 뉴스2 에디터 jy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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