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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탐방] '피그로맨스' 한 편의 동화 같은 게임 만든다

작성자
관련사이트 더게임스
작성일
2021-09-16

'피그로맨스'를 개발 중인 외계인납치작전.

‘피그로맨스’는 인디 게임업체 외계인납치작전이 개발 중인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돼지들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지만 굉장히 독특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은 소시지 공장에서 기르는 평범한 수퇘지로 언젠가 도축돼 소시지가 될 운명을 지니고 있다. 어느 날 주인공은 짝사랑하던 암퇘지가 울타리를 넘어 탈출하자 그녀를 따라 탈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암퇘지는 공장 인부에게 붙잡혀 토막나 버리고, 이를 목격한 수퇘지는 7등분이 된 짝사랑을 찾아 소시지 공장 내부에 들어간다는 엽기적인 전개로 이어진다.

‘피그로맨스’를 개발 중인 최용찬 외계인납치작전 대표는 디자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한 디자인 스튜디오의 대표로 일하던 그는 협업하던 그림책과 시나리오 작가들의 영향을 받아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가졌다. 처음에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 콘셉트로 동화책 시나리오를 작성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게임 쪽이 전망이 밝다고 생각해 정부 사업을 신청했고 선정이 됐다. ‘피그로맨스’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그는 디자인 대신 인디 게임 개발이라는 어려운 길에 뛰어든 이유로 “일의 연속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외주 또는 하청으로 진행되는 디자인 업계의 특성상 클라이언트가 바뀔 때마다 그동안 해왔던 작업이 아닌 다른 일을 하게 됐고 ‘아무리 일을 해도 남는 것이 전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그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 작품이라면 뼈대가 되는 이야기를 통해 다른 파생 콘텐츠를 제작하며 판권(IP)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게임 개발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넘어오게 됐다.

‘외계인납치작전’이라는 업체명 역시 이 같은 과정 속에서 비'됐다. 디자이너 출신인 최 대표는 게임 개발에 대한 베이스가 없었기 때문에, 완성된 스토리를 게임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동료들이 필요했다. 그는 남들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을 가진 사람을 흔히 ‘외계인’이라고 부른다는 점에 착안해 외계인의 기술력을 가진 개발자를 모집하겠다는 목표를 담아 외계인납치작전이라는 농담 같은 업체명을 지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피그로맨스’는 인디 게임으로서는 외계인 같은 작품성을 보여주며 다양한 성과를 냈다. ‘제11회 새로운경기게임 오디션’에서 톱 10을 수상했으며, ‘2020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에서는 쟁쟁한 경쟁작 사이에서 은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각종 게임 쇼케이스에서 기대작으로 주목받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게임은 '즐기는 콘텐츠'다

‘피그로맨스’는 수퇘지 ‘미틀렛’이 된 유저들이 자신을 쫓아오는 공장 인부 ‘커팅맨’을 피해 공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플랫포머 퍼즐 어드벤처 장르다. 공장 내부에는 돼지를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 돼지고기 가공을 위한 절단기, 화염을 내뿜는 파이프 등 다양한 장치가 존재하며 주변 지형과 물체를 활용해 슬기롭게 위험을 헤쳐 나가야 한다.

최 대표는 작품에서 가장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강점으로 스토리를 꼽았다. 피그로맨스는 당초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으로 먼저 제작된 작품답게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자랑하며, 작품에 여러가지 의미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그림 형제 등 유명한 동화책 작가의 경우 작품에 시대상을 많이 담고 있다. 피그로맨스 역시 시대상을 반영한 풍자가 섞여있다”고 밝혔다. 피그로맨스에 등장하는 소시지가 되기 위해 태어나,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공장의 우리에 갇힌 돼지들. 그리고 사랑의 힘으로 우리를 탈출하는 모습 등은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스토리를 "금 더 흥미롭게 할 수 있는 연출에도 공을 들였다.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한 캐릭터 당 스파인 동작 종류를 8~90개를 제작하고, 컷 신과 애니메이션 등 여러 요소를 작품에 삽입했다. 이 밖에도 무성 영화를 모티브로 소리 대신 캐릭터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 익살스러운 표정, 상황, 그에 맞는 음악을 통해 스토리를 표현했다.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 텍스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작품의 완성도를 짐작케 한다.

최 대표는 ‘게임은 즐기는 콘텐츠’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한 편의 동화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게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작 방식도 게임을 하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이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위해 튜토리얼마저도 유저들이 탐구를 해 스스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작품을 제작하는 등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아트와 사운드 측면에서도 디자이너 경험을 살려 작품에 어울릴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모든 작품의 요소를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표현했으며, 손으로 만든 2D 아날로그 느낌이 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사운드는 곡당 5분 길이의 음악 5곡을 외주로 작곡해 디렉팅과 편곡을 진행 중이다.

# IP확장의 꿈을 위한 발판

‘피그로맨스’는 내년 2월 중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여러 게임 행사의 참여도 고사한 채 작품의 안정화에 주력 중이며 닌텐도 등 콘솔 이식 또한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 이전부터 바랬던 대로 IP 사업 역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작품의 프리퀄과 스토리 추가 등 점차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시도할 분야는 당초 시나리오를 그리며 목표로 했던 그림책이다. 이후 굿즈 또는 피규어 등으로 IP를 확장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계인납치작전’은 작품 출시 후에도 IP와 회사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는 방향에 대해 고심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 대표는 “우선 회사의 안정과 매출을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디즈니와 같은 업체들은 스토리텔링으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들이 갔던 길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덧붙여 ‘피그로맨스’를 해외 어워드에 출품하고 싶다는 비교적 소박한 목표도 공개했다.

끝으로 그는 작품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그 동안 대한민국에 이런 게임업체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리고, 게임의 출시까지 더욱 노력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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