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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21] " '듀랑고' 서비스 종료가 아닌 엔딩"

작성자
관련사이트 더게임스
작성일
2021-06-10

“ ‘듀랑고’의 개발팀은 서비스 종료가 아닌 엔딩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갖고 더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것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종료이지만 다시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새로운 기대감을 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엔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현근 넥슨 디자이너는 10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넥슨의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의 마지막 이야기를 주제로 서비스 종료와 엔딩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그는 발표했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2018년 1월 출시된 모바일 MMORPG로, 5년여 간 개발 끝에 등장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섬 단위의 샌드박스 환경에서 거주지를 만들고 장비나 요리 등 아이템을 제작하며 공룡의 위협으로부터 생존해 나가는 창발적 게임 플레이를 내세웠다.

그러나 ‘듀랑고’는 2년이 "금 안 되는 2019년 12월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당시 마지막 업데이트를 통해 엔딩을 제공하는 것을 비',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섬을 꾸밀 수 있는 ‘창작섬’ 기능을 지원하며 ‘유종의 미’를 남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 디자이너는 “PC 및 콘솔의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게임은 시작은 같지만 끝이 다르다”면서 “엔딩과 달리 서비스 종료는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에 서로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듀랑고’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것. 2019년 가을께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고 개발팀의 해체가 예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이은석 총괄 프로듀서가 제시한 ‘우아한 종료’에 따라 마지막 의무를 다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이를 통해 서비스 종료가 아닌 엔딩인 ‘선셋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됐다고 오 디자이너는 밝혔다.

개발팀은 당시 라이브 업데이트 주기를 기반으로 엔딩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해 10월부터 12월까지 3주 간격으로 4회의 업데이트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고민하고 개발에 매진해왔다.

우선 이 같은 엔딩에 대한 계획을 유관부서에게 전달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엔딩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유저와의 지속적인 의사소통, 콘텐츠 완성도를 위한 QA 지원, 서비스 종료 공지 이후의 마켓 입점 관리 등의 측면에서 사업, 운영 분야에서의 협업이 필요했다는 것.

특히 서비스 종료 공지 이후 마켓에서 다운로드를 차단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듀랑고’는 엔딩을 준비하고 선보이는 과정 때문에 서버 운영이 중단되는 시점까지 마켓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오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개발팀은 엔딩을 통해 ‘듀랑고’가 더 오랫동안 기억되고자 했다. 또 머릿속뿐만 아니라 실제 남길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하자는 것에도 의견이 모였다.

엔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발 여력을 고려해 새로운 것을 넣기보다는 기존 것을 변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덩치가 큰 것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대신 플레이를 편하게 해주는 개선 항목들은 최대한 포함하려고 했다. 또 가급적 비극적 엔딩은 제공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통해 선정된 사항들을 준비하고 순차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엔딩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신경을 썼다고 오 디자이너는 소개했다.

그는 “실행 후 첫 화면부터 기존 새벽녘에서 저물어가는 노을로 변화를 줬다”면서 “로딩 화면 역시 흉폭한 공룡이나 엔딩 이야기와 연결되는 불안정한 모습을 담았으며 유저들이 가장 거치게 되는 항해 지도 역시 폭풍우가 치는 불안한 분위기의 이미지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엔딩을 예고한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배틀로얄 방식의 PvP 콘텐츠 ‘난투섬’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붕괴를 "장하는 집단으로 인해 유저가 서로 전투를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기도 했다. 마지막 분위기에 걸맞으면서도 그간 쌓아올린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려고 했다는 것.

난투섬과는 정반대의 성격인 악기 연주도 업데이트했다. 엔딩의 마지막 분위기를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연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였다. 당초 악보 제작 및 독주를 목표로 했는데 점차 욕심이 생기면서 여러 기능을 추가로 구현했고 합주까지 가능하게 됐다. 다른 사람이 연주할 수 있도록 악보를 공유하거나 미디 파일을 불러와 보다 쉽게 악보를 제작하는 등 당초 기대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 같은 콘텐츠 외 대부분의 개발 자원은 엔딩 퀘스트를 제작하는데 집중했다. 이미지나 영상도 최대한 엔딩을 위해 투입했다. 엔딩 퀘스트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고 이를 서브 퀘스트로 풀어내기도 했다.

이는 완성도를 위한 QA와 더불어 당시 서비스 중인 10개 언어로 제공하기 위한 현지화 작업까지 고려해야 했다. 때문에 8개 챕터 중 2개를 11월에 공개하고 나머지를 12월 업데이트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배분했다고 오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마지막 업데이트는 그간 유저들이 플레이한 ‘듀랑고’를 남기는 일이었다. 이는 유저 개인 공간인 ‘개인섬’을 남기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기도 했다. 당초 개인섬의 전경을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기 어려웠는데 이를 지원하는 ‘항공샷’ 기능을 추가했고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앱을 삭제하지 않는다면 개인섬을 꾸미고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단층의 집만 건설할 수 있었으나, 여러층을 올릴 수 있도록 N층집 업데이트도 이뤄졌다. 오 디자이너는 건설 기능의 경우 안정성을 특히 중요시하느라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늦게라도 포함이 된 게 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

서비스 종료 이후에는 유저들이 플레이한 ‘듀랑고’뿐만 아니라 ‘듀랑고’ 자체를 남기는 일의 순서였다. 오프라인으로 PC에서도 이용 가능한 ‘창작섬’을 선보이는 게 마지막 과제였다.

오 디자이너는 “별도의 실행 파일, 규모가 매우 크고 기존 서비스하던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이기 때문에 등급분류 심사를 다시 준비해야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엔딩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공지 이후 유저 이탈에 따른 낙폭이 큰 편인데, ‘듀랑고’는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선방했고 마지막에는 약간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기대 이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엔딩을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게 오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이후 퀘스트 달성 비율도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 같은 지표 및 반응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왔다는 것이다.

오 디자이너는 “서비스 종료는 아무도 하고 싶지 않고 앞으로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이지만 다시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면서 “엔딩을 통해 ‘듀랑고’가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기대감을 줬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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