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통합검색 입력 폼
잡코리아 주요 서비스
끝이 다른 시작 JOBKOREA 알바의 상식 albamon


취업토크 상세

취업 및 이직 썰

작성자
룽땅땅불타타
작성일
2023-01-31
조회수
5450
좋아요 수
15
필자는 근태관리 ㅈ도 못하는 인간임
솔까 내가 느끼기에도 성인 ADHD인지 범불안증인지 ㅈㄴ 의심되는 인간임
실력이 ㅈㄴ 넘사냐? 그것도 아님 디자인 센스도 걍 대충 그렇고 아는 거 본 거 들어본 거 안에서만 해결되는
개천민 원화가임 흔하디 흔한 인서울 4년제 미대 졸업해서 유학갈 돈은 없고 디자이너 취업하려니 스펙도 달리고 해서 타블렛만 있으면 된다는 게임원화 뛰어들은 개천민 원화가임

그래도 어느새 6년차임 회사는 몇군데 다녀보고 연봉은 작고 소중하고 귀엽게 5천 초반대찍음


그냥 이런 케이스도 있구나 하면서 흥미위주로 읽어주셨으면 함



1. 취준생
학원다닐 돈이 어딨음 지방출신에 편돌이 월급으로 월세내기도 빠듯해서 걍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그림 따라그려보고 시트작업같은 것도 해보고 그냥 이거저거 어 이런건 처음보는데? 싶은건 한번씩 다 따라해봄

그래도 다행인게 야발

내가 입시미술을 졸라 빡쎄게 했었어서 디자인 전공인데도 사물투시나 배경투시 인체투시 이런거랑 데셍, 소묘같은 기본기는 개튼튼했음 거기다 일반교양 안듣고 전공이랑 필수교양으로만 학점 다채워서 잡다하게 능력이 됬음
타디자인전공도 다 들음 환경디자인쪽이랑 산업디자인쪽이 크게 도움이 됬음 솔직히 시각쪽은 별 도움 안됬음

늦바람이 무섭다고 갓졸업한 이십대 후반에 오타쿠가 됨 인체야 뭐 기본적으로 할 줄 알아서 스타일별로 디폼되는 것만 대충 눈대강으로 익히면 됬던지라 캐릭터쪽은 팬아트 그리면서 졸라 늘었음

그리고 그려보면서 어 야발 이렇게 그리면 어떻게 모델링하라고? 하는 부분들 과감히 재껴가면서 버림

그러고나니까 이게 포폴인지 뭔지 그냥 시간지나면서 쌓인 개난잡한 찌꺼기들의 집합체가 되어있었음
ㅈㄴ 아싸라서 보여줄만한 사람도 없고 캐주얼이고 반실사고 실사고 개념도 없어서 그냥 짬통 모아놓은 이렇게 더러운 걸로 취직이 될까 싶었음

왜냐면 아니 대학교 졸업작품도 이렇게는 안함 ㅈㄴ 깔끔하고 뭔가 프로흉내내면서 있어보이게 졸업작품하는데
취준한다는 인간이 대학교 졸업작품도 못한거 들고 들이밀면 취업되겠음?

ㅈㄴ 이해가 안가는데 취업됬음




1. 알만한 사람은 아는 중견기업

신입 때라 면접 때 뭘 물어보셨는지 기억이 안남
그냥 횡설수설했던 기억만 남

야발 내가 왜 뽑혔는지 이해가 안됨
흔히 인터넷에서 나오는 뽑아놓고 굴리다 내쫓는 그런 회사일까봐 불안증도져서 ㅈㄴ 눈치보고 다님

내 직무는 '원화가'였음
아니 캐릭터 원화가도 있고 배경원화가도 있는데 난 그냥 원화가였음

맡은 일도 캐릭터 담당하시는 분 따라 지원들어가기도 하고 배경 담당하시는 분 따라 지원들어가기도 함
팀장님이 다른 플젝 일감 갖고와서 시켜서 전혀 다른 스타일 지원도 했었음

근데 업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음

내 직무정체성이 담당이 있는 원화가들 시다바리짓하는게 내 역할이구나 싶었음
솔까 첫 취직이니까 야근을 시켜도 철야를 시켜도 다 불사지를 각오가 되있었는데
절대 야근할 정도까지의 일이 안넘어옴

지금 생각해보면 팀장님이 ㅈㄴ 능력있으신 분이였던거

아무리 근태관리 ㅈ도 못하는 인간이라도 이렇게 업무관리 철저하게 하시는 분이 계셔서
아침에 지각할 일이 없었음

아 15분까지는 지각아님

게임회사다녀보신 분은 아실텐데 나 5년간 이 회사 저 회사 다녀보면서 느낀게
정각에 가보면 사무실에 청소하시는 분 말고는 대부분 자리 텅텅비어있음
15분쯤 되야 반정도 자리차고 30분쯤은 되야 누가봐도 지각이라고 인정해줌

여기서 2년 좀 넘게 다니다가 나도 뭔가 전문적으로 한 파트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직함

팀장님은 잘하지는 못해도 왠만큼 기본적으로 다 할줄 알면 그렇게하면 되지 왜 굳이 할 줄 아는걸 버려가면서 하나만 하려고하냐고 말렸음

그치만 오니쨩
불안했다고.. 이대로 시다바리로만 남을 수는 없잖아 나도 남들처럼 내 무기를 갖고싶었다고 지엔장


2. 청년 스타트업

서브컬쳐쪽이었음
캐릭터 원화가로 왔는데 배경담당하시는 분이 배경을 너무 못그림 게임에 넣을거면 게임에 맞게 리소스화 시켜야되는데 그것도 없이 걍 그림을 그림 심지어 캐릭터랑 스타일도 안맞았음

디렉터 겸 대표한테 이게 맞냐고 물어봤음

알고보니 대학교 휴학생이었음 아.........
거기다 이제 복학할거니까 나보고 뒷받침해달라고 함

아....

내가 가진 모든 능력 발휘해서 캐릭터 배경 애니메이팅 이펙트 다 하다가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음
철야 겁나하고 야근 겁나하면서 바이오리듬이고 근태고 다 망가졌음

자기들끼리 정한 론칭 일자가 있다고하는데 그거 맞출려고 발악 아닌 발악하다가 대표랑 싸움


짤림




3. 유명한 중소기업

실업급여 받으면서 쉬다가 그냥 보이는데 아무데나 넣었는데 합격함
포폴은 취준생 때 포폴 그대로였음 추가된 부분은 경력말고는 없었음

여기서도 똑같았음 말로는 야근하지마라 밤새지말라고 하는데 게임 하나에 들어갈 리소스 전부 다 시키면서 작업자는 나 밖에 없음

거기다가 유니티에 넣어서 돌려보고 테스트하고 연출에 나올 영상파일도 만들고 인게임 상에서의 시스템 로직같은거 다 글로든 이미지로든 영상으로든 다 작성해서 보여줘야 했음

아 이걸 뭐라고 말해야하는지 모르겠는데

수동적인 개발자와 수동적인 기획자라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내가 이런 저런거 게임에 들어가야 재밌지 않겠냐하면 가서 허락받아오고 개발자랑 기획자한테 전달해야했었음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야근하고 밤새고 잠시 회복됬던 건강이 다시 나빠지기 시작하고 근태 엉망되고

야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 싶어서 그냥 나도 내 페이스 지키자해서 일정이고 나발이고 그냥 내 속도대로 일하고 퇴근시간되면 퇴근했음

프로젝트 진행이 안됨

개발자고 기획자고 따로 지시없으면 그냥 폰만 보다가 퇴근시간되면 퇴근함
나도 따로 지시없으면 대기만 하다가 퇴근함

프로젝트 터질거라는 소문도니까 프로젝트 내부 몇몇 사람들이 내 탓하기 시작함
처음 왔을 땐 열심히하더니 기합이 빠져서 설렁설렁한다
외국에서는 원화가가 원래 다 하는건데 리소스 제작만 하려고 한다
자기 퇴근만 챙기려하고 이기적이다


나도 딱히 할 말은 없음
근데 저런 말하는 사람들도 그런 말 할 자격 없을텐데


프로젝트 터지고 짤림




4.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중소기업

백수상태로 빌빌거림
발등에 불떨어져서 개인작이라도 해야하는데 손도 못댐
그냥 발등에 떨어진 불이 발을 다 태워먹어도 누워있기만 함
아무것도 안해도 너무 힘들었음

억지로 억지로 병원가서 약받고 자취방 돌아오면 다시 드러누움

장보는 것도 배달시키고
쓰레기 버릴 때 빼고는 몇 달간 자취방 밖으로 나가질 않음

일어나면 유튜브보다가 배달시켜먹고 벤조디아핀이랑 뭐 어쩌고 저쩌고 챙겨먹고 유튜브보다가 졸리면 잠
유튜브보다가 질리면 드라마보고 애니보고 돈 떨어질 때까지 계속 반복됬음

그러다 질려서 예전에 했던 MMORPG를 함
퀘스트하면서 하품하면서 그렇게 하다가 파티 맺고 던전돌았는데

마이크로 아재들 아줌마들 공략 알려주고 하다보니
어 뭐지? 내 안에 사라졌던 뭔가가 다시 생김

그러다 같이 겜하던 아재 한 분이 취미로 아들이 할만할 영어공부 인디게임만든다고 하길래 좀 친해지고
간단하게 리소스 몇개 그려주면서 뭔가 나아짐

아재가 그렇게 썩고 있기에는 실력이 아깝다면서 다시 이력서도 돌리고 좀 해보라고 했는데
나는 취준생 때 포폴 그대로라 안될거라고 했음

상관없다 그걸로 취직됬었지 않냐고하면서 자꾸 옆에서 그러시길래
이력서 돌렸는데 합격함

면접 때도 뭐 긴장하지도 들뜨지도 않고 물어보는 것만 대답했고
작업방식이나 다루는 툴같은거만 물어보심

경력관련해서도 물어보셨는데 여기 쓴거 그대로 말함

그렇게 입사하고 일하면서
내 무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욕심도 버렸음
그냥 정상적인 회사에 들어가서 정상적인 팀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하기만을 바람

내가 할 수 있다고해서 내 직무 아니라고 생각하는 업무를 책임지지도 않았고
내가 못한다고 해서 무리해가면서까지 못하는 영역을 잘해보려 노력하지도 않았음
무리한 일정에 맞추지도 않고 그냥 적당히 할 수 있는만큼만 하고 내 건강 챙김

퇴근하고나서도 게임 한 두판하고 걍 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따로 놀지도 않음
적당히 어울리면서 적당히 농땡이도 치고

회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음

10시 좀 넘어서 20분 안되게 출근하고 퇴근은 대충 7시 반쯤 했음
무난무난하게 2년째 그러면서 다니고 있음

그러다가 뭐 친해진 직장 친구랑 퇴근하고 술 한잔도 하고 여름에 놀러도 가고
놀러가서 그 친구 부추김에 헌팅도 해보고 만년모쏠이 연애 비슷한 것도 하게됬음

비로소 나는 깨달음을 얻었음
회사와 일에 큰 의미를 두어선 안됨

그냥 적당히 지내면 만사가 다 해결됨



아무튼 뭐 나같은 ㄱㅈ밥도 취직하고 이직하고 먹고 사니까 힘내셈


배너



퀵메뉴